도내 22개 단체로 이뤄진 'SPC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은 9일 오전 파리바게트 제주공항렌터카하우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바게트를 비롯한 SPC그룹 내 반노동적·성차별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이행에 성실히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도내 22개 단체로 이뤄진 'SPC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은 9일 오전 파리바게트 제주공항렌터카하우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바게트를 비롯한 SPC그룹 내 반노동적·성차별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이행에 성실히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소비자에게는 바른 먹거리를, 노동자에게는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에서 꼭 승리하겠습니다."

도내 22개 단체로 이뤄진 'SPC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은 9일 오전 파리바게트 제주공항렌터카하우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바게트를 비롯한 SPC그룹 내 반노동적·성차별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이행에 성실히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시 제주지역에서도 SPC그룹에 대한 불매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단체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던킨도너츠와 삼립 등의 브랜드로 알려진 SPC그룹은 2017년 파리바게트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면서 각 가맹점에 카페·제빵기사를 공급했다.

SPC은 협력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제빵·카페기사를 교육 및 지휘했고, 협력업체는 가맹점주와 제빵·카페기사를 공급하는 도급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방식이 '불법 파견'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협력업체 소속 카페·제빵기사 5000여명을 직접 고용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2018년 1월 SPC 노사와 정당, 시민대책위 등은 협의를 했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 제빵·카페기사를 자회사에서 직접 고용하는 대신 3년 내 본사 직원과 동일임금을 적용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시정하는 등 내용이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 SPC는 사회적 합의 11개 항목 중 2개 항목만을 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행한 두 가지는 △제빵사가 고용되는 해피파트너스를 파리크라상의 자회사로 한다는 점 △사회적 합의안의 원만한 이행을 위해 각자가 고용노동부에 행정적, 사법적 조치 유예를 신청한다는 부분이다.

그 외 △부당노동행위 시정 △근로계약서 체결 △처우개선을 위한 노사간담회 및 협의체 운영 △노사의 사회적 책임 수행 △원만한 합의 이행 위한 지원 등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트지회장은 53일간의 단식농성을 진행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단식이 끝나자 전국 곳곳의 시민사회단체들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을 구성하고, 성명발표, 매장 앞 1인 시위 등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에서도 관련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SPC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에 힘을 싣기 위해 기자회견이 열린 것이다.

도내 22개 단체로 이뤄진 'SPC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은 9일 오전 파리바게트 제주공항렌터카하우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서정숙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트지회 제주분회 분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지희 기자)
도내 22개 단체로 이뤄진 'SPC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은 9일 오전 파리바게트 제주공항렌터카하우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서정숙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트지회 제주분회 분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지희 기자)

특히 이날 회견에서는 서정숙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트지회 제주분회 분회장도 참석,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1시간 동안의 점심시간을 통해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고, 일을 했으면 그만큼의 급여를 받아야 하고, 임신을 했으면 보건 휴가를 써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같이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서 인간답게 살고자 노조를 결성했다"고 설명했다.

서 분회장은 "그러나 SPC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노조를 할 권리마저 부정한다"면서 "사측은 노동자들의 노조가입률을 0%로 만드는 게 목적이다. 회의 때마다 노조 조합원 명단을 화면에 띄워놓고, 탈퇴율을 체크하기도 했다. '업무만 하지 말고 노조 조합원 매장을 찾아다니면서 탈퇴서를 받으라'고 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장 분노하게 되는 것은 회사는 뒤로 빠져 있고, 직원들끼리 편가르고 싸우게 하는 것"이라면서 "진급 등을 빌미로 탈퇴서를 강요하는 등 직원들을 괴롭게 만들었다. 이같은 '탈퇴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현재 노조 간부 1명이 홀로 3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시민단체분들의 지지와 연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도내 22개 단체로 이뤄진 'SPC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은 9일 오전 파리바게트 제주공항렌터카하우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바게트를 비롯한 SPC그룹 내 반노동적·성차별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이행에 성실히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도내 22개 단체로 이뤄진 'SPC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은 9일 오전 파리바게트 제주공항렌터카하우스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바게트를 비롯한 SPC그룹 내 반노동적·성차별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이행에 성실히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이들 단체는 "유명 식품기업과 브랜드들을 거느린 기업집단인 SPC그룹은 식품회사가 소비자들에게 노동자의 피눈물로 만든 음식을 먹으라고 한다"면서 "건강한 먹거리라 자랑하며 여성노동자의 건강권.모성권을 뺏고, 쾌적한 매장을 자랑하며 매장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짓밟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SPC의 성차별과 여성인권 문제도 심각하다. 삼립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사무.점포 분야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은 남성보다 36.6% 낮고, 평균 근속년수는 남성노동자의 절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기업이 소비자를 존중할 리 없다. 우리는 더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면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지키지 않을시 전면 불매행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다음은 공동행동에 참가한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명단.

곶자왈사람들, 노동당제주도당,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제주지부, 민주노총제주본부, 서귀포시민연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 정의당제주도당, 제주녹색당,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제주민중민연대, 제주여민회, 제주주권연대,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연환경연대, 제주통일청년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제주환경운동연합, 진보당제주도당, 평등노동자회제주위원회 등 22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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