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섬 '추자도' 

과거 강풍을 피하고 순풍을 기다린다는 뜻에서 

'후풍도'로 불릴 만큼 바람이 사람을 지배하는 섬 속의 섬 

새벽을 여는 여름 바다가 연출하는 또 다른 진풍경을 오롯이 느끼게 한다.

새벽 4시 30분...

눈은 떴지만 천근만근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새벽 추자항은 더욱 몽환적인 섬으로 안갯속 꿈길을 걷는 듯 고요한 적막이 흐른다.

추자의 익숙한 풍경이지만 짙게 깔린 구름은

추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황홀한 여명은 못 볼 듯 

아쉬움을 뒤로하고 추자 등대로 향한다.

'등대전망대에서 만끽하는 제주의 다도해' 

전망대에 오르면 나바론 절벽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다.

추자군도의 전경이 사방을 둘러싸는 주황빛 지붕이 특징인 영흥리 마을부터 

상추자항까지 상추자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추자교와 하추자도의 아름다운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다도해, 남쪽으로는 한라산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이지만 

한라산의 웅장함은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제주도로부터 45㎞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제주도의 다도해 추자도' 

상추자도, 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추자도는 

‘추자 10경’으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추자면 영흥리 산중턱에 추자도 등대가 있다.

추자도 등대는 등대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추자군도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유일하게 한라산과 다도해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짙게 깔린 구름 위로 

부끄럽게 얼굴을 내민 아침해가 드디어 떠오른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환호 소리 

기다림이란...

나를 보고 웃어주는 진짜 너의 모습 

온몸으로 전율이 느껴지는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대서리 소재 속칭 '용둠벙'에서 

독산, 큰산 및 등대전망대로 이어지는 

능선의 바닷 쪽 경사면을 '나바론 절벽'이라 부른다.

추자주민이 자랑하는 추자의 비경 

절벽의 능선을 따라 조성된 '나바론 하늘길'은 

상추자 대부분과 추자군도의 크고 작은 섬들을 발아래 품고 있을 만큼 

상추자의 근간을 이루는 해안절벽 위로 난 2.1km의 험한 산길로 

깎아내릴 듯한 절벽과 주위 풍광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정상에 오르면 추자항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능선을 타고 불어오는 작은 바람에도 절벽의 높이에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나바론 절벽은 추자도에 낚시 온 외지인들이 이곳의 절벽이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나바론 요새'에 나오는 절벽처럼 지형이 험하다고 하여

'나바론 절벽'으로 부르다 보니 지역주민들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아침 햇살에 장엄하고 경이로운 '나바론 절벽'

사방이 수평선으로 터진 바다 

하늘 아래 가장 짜릿한 트레킹 구간 

아름다운 기암괴석들과 날카로운 절벽 

길게 펼쳐진 하늘을 향하고 있는 오르막길 절벽의 아찔함 

해안선을 따라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와 바다 위를 떠다니는 섬들의 군무 

빼어난 해안절경과 청정바다, 그리고 신록의 눈부심까지 

구불구불 길을 낸 나바론 하늘길을 걷는 맛이 제대로다.

구름을 뚫고 나온 물에 비친 강렬한 해, 오르막 길에서 다시 한번 찰칵..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나바론 하늘길 

여기저기서 셔터 누르는 소리에 행복한 아침을 맞는다.

눈앞에 펼쳐지는 거대하게 우뚝 솟은 절벽, 

자연이 내린 감동은 잠시 내려놓고 세상을 다 가진 듯 

멋진 포즈를 취해보지만 다리와 손에는 저절로 힘이 간다.

지금은 잘 정비되어 계단이 놓여 있지만 전에는 밧줄을 타고 내려갔다.

그래도 나바론 절벽을 올라가는 길은 위태하게 보인다.

서 있기만 해도 영화가 되는 절경 바다 위에 떠 있는 군도(群島) 

아침 햇살에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바다에 둘러싸인 섬 

신록이 주는 맑고 깨끗함이 돋보이는 정상에서 잠시 신선이 되어 쉬어간다.

들꽃 가득한 나바론 하늘길에는 

깎아지른 기암절벽을 부여잡은 채 하늘을 향한 '무릇' 

봄의 산을 온통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게 물들였던 꽃들은 흔적을 남기고 

황색의 꽃이 성숙하면 갈고리 모양의 털이 있어 잘 달라붙는 '짚신나물' 

해안절경과 섬 속의 숨은 비경을 만끽하며 느릿느릿 걷는 길에는 

고운 모습으로 반기는 들꽃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가파른 하늘길을 따라 절경에 감탄하며 오르다 보면

코끼리바위, 말머리 형상 등 이색적인 바위 모양을 만날 수 있다.

용등산과 바닷물이 연못처럼 고이는 용둠벙이 아름답다.

추자도에는 두 곳의 용둠벙이 있는데 

신양리 대왕산 기슭과 이곳 상추자 나바론 하늘길의 끝 용둠벙이다.

용이 승천하면서 신비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둠벙이란 용이 노는 웅덩이와 같다는데서 유래된 것으로 

'둠벙'은 '물 웅덩이' 방언으로 물이 고인 곳을 뜻한다.

용둠병 전망대에서는 

아름다운 기암괴석들과 칼바위처럼 깎아지른 날카로운 절벽

해안선을 따라 일렁이는 파도 등 천혜의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길게 펼쳐진 나바론 하늘길 절벽의 아찔한 절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장엄하고 경이로운 나바론 절벽의 찬란함에 

시선을 빼앗긴 채 입이 쩍 벌어진다.

후포 해안은 몽돌로 이루어진 바닷가로 

추자도의 몽돌해안 중 유일하게 상추자도에 있는 몽돌해안이다.

여름철 물놀이를 하기 좋은 곳으로 

바닷가에서 그물을 쳐 물고기를 잡는 후릿그물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후포 앞바다에는 원형 테두리의 설치물이 떠 있다.

한국 최초로 추자도에서 시작한 참치를 양식하는 원형 가두리이다.

하지만 밀물 때 밀려온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찬 해변은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

아름다움을 간직한 미지의 섬 

 추자도 서쪽에 가장 큰 자연 포구 마을 '대서리' 

오래된 좁은 골목길은 추자의 또 다른 매력으로 눈길을 끌고 

길 위에서 만나는 동화 같은 마을, 골목이 주는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떠오르는 해를 꿈꾸며 올랐던 등대 전망대 

짙게 깔린 구름 위로 떠오르는 숨 막히게 찬란했던 해돋이 

그림같이 펼쳐지는 추자군도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담기는 역부족이었지만 

뜨거운 여름, 나바론 하늘길에서 멋진 새벽을 열었다.

하추자 올레 18-2 코스가 이어집니다.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