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특별자치도청 브리핑룸 천장에 조명 두 대가 설치됐다. 도에 따르면 설치비용만 500만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민생 경제가 어려운 시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수백만 원에 이르는 조명 시설이 생긴 이유는 기자회견을 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다. 도청 브리핑룸에선 평일 오전 각 실국이 돌아가면서 주요 업무 또는 홍보할 사안을 정리해 설명한다.
코로나19 등 도민들의 관심이 높은 현안을 브리핑하거나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 땐 도청 소속 직원이 이를 촬영해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한다.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브리핑룸이 운영되다가 갑자기 조명을 설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도 공보관은 “방송이나 영상 촬영 시 빛 밝기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브리핑룸이 방송 카메라가 담을 수 있을 정도의 조도가 나오지 않아서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 신문 기자나 일간지 기자는 조명이 굳이 왜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방송사 기자에겐 중요하다”며 “취재진들이 좋은 영상을 찍을 수 있게 하기 위해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사회 단체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오영훈 지사가 지금까지 공식석상에서 “제주의 최우선 현안은 신3고 시대(고물가·고금리·고환율)를 극복하는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한 것과 맞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구태여 혈세 500만원까지 들여가면서 취재 편의라는 명목으로 조명에 돈을 쓸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한 푼이라도 아까운 시국에 부적절하다”라고 비판했다.
참고로 서울특별시청과 경상북도청에 확인해본 결과 브리핑룸에 무대를 비추는 조명이 따로 설치돼 있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