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찾아온 가을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이 쉬어가는 참 아름다운 계절~

정동진으로 가는 길에 나미나라 공화국 '남이섬'의 추억을 떠올리며 배에 올라탔다.

하늘까지 뻗어오르는 상록과 낙엽수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길, 

가는 길마다 소박하게 피어난 들꽃들은 눈 마주쳐 잠시 쉬어가게 하고 

강물로 에워싸인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다람쥐와 청설모가 함께 살아가는 숨 쉬는 정원 남이섬 

 

스물여섯..

사나이의 용맹이 꺾인 남이장군이 유배를 당해 기거했던 곳이면서

남이장군묘가 있어서 '남이섬'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한강을 따라 동쪽으로 63km 지점에 가랑잎처럼 청평호수 위에 떠 있는 남이섬, 

면적 46만 평방미터, 둘레는 약 5킬로미터에 이른다.

[출입국 관리사무소]
[출입국 관리사무소]

남이섬을 들어가려면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지나야 한다.

입장요금에는 왕복 도선료가 포함되어 있고 오후 시간이라 한산하다.

[가평 나루]
[가평 나루]

남이섬은 강원도 춘천시에 소속된 섬이지만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가평 나루에서 배를 타야 하기 때문에 

경기도와 강원도를 사이에 두고 강을 건넌다.

[청평호수]
[청평호수]

배가 한 바퀴를 돌고 나더니 남이섬으로 출발한다.

펄럭이는 만국기와 한층 높아진 가을 하늘은 긴장감을 풀어주고, 

하늘 위로는 집와이어가 지나간다.

두 마리의 고니가 입국을 허가하듯 반겨주며 날개를 파닥거리는 동안 

남이 나루가 눈에 들어온다.

[남이섬 '드날문'과 '입춘대길문']
[남이섬 '드날문'과 '입춘대길문']

나미나라 공화국 입국을 환영합니다.

섬에 머무르는 동안 입국비자를 받고 여행 온 힐링의 주인공은 바로 나!

친구들과 떠나는 추억여행에 남이섬은 어떤 추억을 안겨줄지...

**남이섬을 둘러보는 방법 

강변 따라 경관을 감상하면서 남이섬 둘레 한 바퀴를 구경할 수 있는 

자전거, 전기자전거, 하늘 자전거, 스토리 투어버스와 

남이섬의 중심역을 지나는 유니세프 나눔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남이섬 강변 둘레길을 스토리 투어버스를 타고 

아름다운 강과 길 따라 먼저 둘러보면 좋을 듯하다.

[중앙 잣나무길]
[중앙 잣나무길]

다람쥐와 청설모는 도토리를 물고 후딱 지나가버린다.

남이섬을 휘젓고 다니는 앙증맞은 모습 

상수리나무, 밤나무, 잣나무 열매가 떨어져 땅 위를 뒹굴지만 

겨울 양식이 되어주는 도토리는 일부러 줍지 않는다.

MICE센터를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식당들과 휴게소, 전시관, 공연장,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방송국, 환경학교, 체험공방 등과 세미나실이 마련되어 있다.

북카페에서 잠시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며 쉬어간다.

[겨울연가 촬영지]
[겨울연가 촬영지]

스쳐 지나가는 욘사마와 지우히메의 아름다운 장면들 

오래된 드라마인데도 여전히...

[이슬정원(재활용 환경정원)]
[이슬정원(재활용 환경정원)]

남이섬에서 가장 먼저 이슬이 내리는 곳으로 

남이섬에서 나온 각종 폐품을 이용하여 조형물로 조성한 재활용 환경 정원이다.

소주병을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대부분 참이슬 병을 활용하여 

'이슬 정원'이라 이름 붙였다.

[송파 은행나무길]
[송파 은행나무길]
[남이백년 하늘폭포]
[남이백년 하늘폭포]
[메타세쿼이아길]
[메타세쿼이아길]

메타세쿼이아 길 사이로 살짝 보이는 강물 

이 아름다운 길에 잠시 머무르며 머릿속에 사계절 모습을 담아본다.

[스토리 투어버스]
[스토리 투어버스]

남이섬의 대표 명소 소개와 스토리텔링을 포함하고 있는 

스토리 투어버스를 타고 강변을 따라 섬을 일주한다.

[자작나무 길]
[자작나무 길]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자작나무, 하얀 수피가 아름다운 나무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행객들이 눈에 들어온다.

[튤립나무 길]
[튤립나무 길]

 '백합나무'라고도 부르는 튤립나무는 낙엽활엽수로 

아직은 연녹색의 아름다운 잎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어 편안함을 준다.

녹황색 튤립 모양의 꽃이 하늘 위를 바라보며 5~6월에 피는데 향이 고운 밀원 식물이다.

이 작은 섬은 자연이 선물해주는 자연생태학습장이다.

덜컹거리는 투어버스 타고 창경원까지 가는 길에는 

수양벚나무, 계수나무, 편백나무 군락지 등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상쾌함을 더해주고 

나미나라 공화국 기상대가 설치되어 시시각각 날씨 상황을 전해주기도 한다.

갈대숲길과 헛다리를 지나니 낙우송과 산딸나무 군락지가 눈에 들어온다.

[삼척쌀논습지]
[삼척쌀논습지]

논습지에 노랗게 익어가는 벼

이곳 남이섬에도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별장마을 강변오솔길]
[별장마을 강변오솔길]
[중국굴피나무]
[중국굴피나무]

해가 떠있는 방향으로 잎사귀들이 움직인다.

아침에는 동쪽을 향해, 그리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서쪽으로 향하는 

아름다운 중국굴피나무의 모습을 오래 담고 싶었지만 

투어버스는 휙 지나쳐버린다.

[남이 나루]
[남이 나루]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이곳을

2시간 정도 머물다 가는 마음이 못내 아쉬워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청평호수]
[청평호수]

세 번째 스무살~

2박 3일 일정으로 떠나는 추억 여행길 

생각이 같을 수는 없지만 오랜 친구들이기에 

말하지 않아도 기억해주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격려와 배려, 그리고 감사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숨어있다.

고은희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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