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계획이자 최상위 공간계획인 제주도 도시기본계획안에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부를 스마트혁신도시로 조성, 도시지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담겼다. 제2공항 반대단체는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도민회의)는 24일 오후 '2040 제주도시기본계획(안) 공청회'가 열리기 전 제주도농업인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는 엉터리 도시기본계획을 폐기하고 재작성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 도시기본계획은 2025년 광역도시계획 수립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계획 수립의 필요성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 장기 도시계획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번 도시계획의 핵심은 제주섬을 5개 권역 생활권으로 나누는 것이다. 기존의 제주시 도심지는 구도심·신도심 등 2개 생활권으로, 서귀포시 도심지를 포함해 제주 서부권은 대정읍 영어교육도시, 동부권은 성산읍 스마트 혁신도시를 구심점으로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스마트혁신도시다. 사실상 제주제2공항이 들어서는 것을 전제로 한 제2공항 배후복합도시 개념이기 때문.

도민회의는 이에 대해 "이번 계획은 마치 제2공항을 기정사실로 하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며 "마치 국토부가 자체적으로 세운 계획이라고 착각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이미 환경부의 반려로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인 제2공항을 생활권역의 중심으로 놓겠다고 한다"면서 "제주도 최상위 공간게획에 제2공항 계획이 마치 확정된 듯 동부권역의 중심으로 삼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서부권역 중심지의 경우 제주도 대부분의 마을과 생활권역이 해안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음에도 중산간의 영어교육도시에서 추진하려 한다"면서 "영어교육도시는 국제학교에 종속된 구조로 존재하는 곳일 뿐 이곳에 서부권역의 사회, 문화, 교육, 의료 중심으로 꾸려나가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획은 사실상 제주도를 국토부의 식민지로 만드는 계획이나 다름없다"면서 "도민의 쾌적한 생활환경과 삶의 질을 담보하는 내용은 없고, 난개발과 갈등을 폭발시킬 내용으로 점철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민이 이해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계획을 도민의 충분한 공감대와 공론화 속에 마련해 줄 것을 제주도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도민회의는 공청회가 열리는 동안 단상 주변에서 제2공항 반대 피켓시위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