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전 무장대의 습격으로 불에 타버린 세화리와 억울하게 죽어간 세화리 주민들. 이후 군인과 경찰로 변신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서청에 의해 도피자 가족으로 몰려 희생된 세화, 상도, 하도, 종달리 주민들. 그리고 초토화 작전에 의해 처참하게 학살당한 뒤 캄캄한 굴 속에 갇혔다가 40여 년 만에 빛을 보았지만, 비석 하나 남기지 못한 채 바다에 뿌려져야 했던 다랑쉬굴 유해까지…. 모든 죽음의 피와 한(恨)이 서려 있는 이곳 연두망에서 2022 찾아가는 4․3해원상생굿을 올린다."

(사)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은  ‘찾아가는 현장위령제 구좌 연두망 해원상생굿’을 오는 12월 4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구좌읍 상도리 연두망 학살터(해녀박물관길 26)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해녀항쟁을 통해 일제에 맞선 구좌읍. 그러나 해방 후 1948년 12월 3일 무장대의 세화리 습격과 1948년 12월 4일 서북청년단의 종달리 주민 보복 살해와 1949년 2월 10일 주민 집단학살로 인해 많은 피를 흘렸다.

제주시 구좌읍 4․3희생자 수는 총 947명이다(2021. 12. 기준). 마을 단위로는 동복리(146명)가 가장 피해가 크고, 그 다음이 하도리(144명), 종달리(128명) 순이다. 중산간 마을인 덕천리(34명), 송당리(84명)에 비해 해안마을 주민 피해가 컸다.

특히, 여성과 아동, 노인의 희생이 많았다. 여성 희생자(229명), 15세 이하 아동 희생자(84명), 60세 이상 노인 희생자(77명)가 전체 희생자의 42%(390명)에 달한다. 그러나 희생자 중 수형인은 전체 희생자의 15.3%(145명)에 불과하다.

이는 토벌대가 산악지역에서의 무장대 토벌이나 교전보다는 해안마을 주민들에 대한 보복 살해를 자행하고, 재판도 없이 주민들을 즉결 처형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세화리와 하도리 면수동과 접해 있는 상도리 연두망의 경우, 1948년 6월부터 1949년 3월까지 최소 15차례에 걸쳐 60여 명의 주민 학살이 이어졌다.

1948년 12월 무장대의 세화리 습격과 이후 벌어진 토벌대의 보복 학살은 제주 4.3의 비극을 잘 보여준다.

‘구좌 연두망 해원상생굿’은 의로운 저항과 무고한 죽음이 뒤엉킨 땅 구좌 연두망에서 보복의 악순환을 끊고 이편과 저편으로 나눈 죽음을 넘어서고자 한다.

제주큰굿보존회의 시왕맞이 초감제를 시작으로 예술가들의 시와 소리, 춤의 진혼인 <기억의 연대 ; 넋춤>으로 과거의 기억들을 불러와 서로를 끌어안고 위로하며, 두 개의 기억을 하나의 기억으로 이어준다. 마지막으로 서천꽃밭 질치기로 해원상생굿을 마무리한다.

구좌읍 새마을부녀회가 점심음복으로 따뜻한 국수도 진행 할 예정이다.

2002년 다랑쉬굴에서 시작된 해원상생굿은 권력화된 형식의 기념식에서 탈피해 민중적이고, 예술적이며, 비공식적인 의례로서의 위령제를 지향하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며 올해로 스무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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