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삼 제주시장 페이스북 갈무리(편집=김재훈 기자)
강병삼 제주시장 페이스북 갈무리(편집=김재훈 기자)

강병삼 제주시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내 일방통행로 정비에 나서겠다며 의견을 구했다.

행사 참여 인증 사진을 찍으면서 그것을 소통이랍시고 내세우는 다른 도내 정치들에 비한다면야 긍정적인 면이다. SNS를 활용한 소통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정적인 의견이 댓글로 달릴 수 있지만, 정치인으로서 충분히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강 시장은 골목길의 주차 문제를 꺼내들었다. 법원 뒤편과 하귀 택지지구 블록에 일방통행과 일렬주차를 도입한 뒤 보행로까지 마련되었다면서 일방통행로 정비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5분도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보행자의 편의에는 정작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오영훈 도정과는 조금 다른 태도라 할 수 있다.

일방통행로 지정 시 보행자들의 안전과 편의에 더욱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주차보다 보행로 확보를 우선해야 한다. 주차장과 주차장이나 다름 없어진 골목길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15분도시의 지향점이다.

한편, 일방통행로 지정 시 지역 상권으로부터 반발을 사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강 시장이 거론한 하귀 택지지구다. 당시 하귀 택지지구는 상권 및 주택가가 완전히 개발된 지역은 아니었다. 제주시내 대표적인 상권에 비하면 이 지역에서는 차량 이동 및 주차에 별다른 문제가 따르지 않았다.

2019년, 5월 하귀1리 일방통행로 시행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상인들이 일방통행로 조성에 반대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2019년, 5월 하귀1리 일방통행로 시행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상인들이 일방통행로 조성에 반대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그럼에도 제주시는 이곳에 일방통행로를 조성했다. 상인들은 이미 주차 및 보행 안전 문제가 따르는 제주시청과 도청 등 관공서 주변에는 일방통행로를 조성하지 않으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하귀 택지지구에 일방통행로를 조성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제주시 행정 당국은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제주시가 일방통행로 정비에 나서는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반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 일방통행로를 정비하기 전에 제주시청과 도청 블록을 먼저 일방통행로로 지정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시청과 도청 주변에는 도입하지 않는 일방통행로를 왜 우리 지역에 도입하려 하느냐’는 볼멘 소리를 잠재우고 설득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5월 하귀1리 일방통행로 시행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상인들이 일방통행로 조성에 반대하며 천막 농성을 벌인 바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2019년, 5월 하귀1리 일방통행로 시행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상인들이 일방통행로 조성에 반대하며 천막 농성을 벌인 바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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