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제주 노선 항공기를 국제선에 투입하며 항공편 좌석 수가 줄어들었다. 항공권 가격이 급등했다. 도민의 항공기 이용 편의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민의 항공기 이용 편의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원희룡 제주도정 때부터 나왔다. 하지만 제주도는 마땅안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도민의 항공기 이용 불편을 제2공항 건설 추진을 위한 근거로 삼아왔다.

현재 제주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항공편 확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다. 국토부 입장에서는 도민의 항공기 이용 불편은 제2공항 건설 여론 조성에 도움이 되는 일종의 꽃놀이패이기도 하다.

많은 제주도민에게 항공편은 업무와 생활을 위한 교통수단이다. 그동안 제주 지역의 급격한 관광객 증가는 도민의 항공권 구입의 어려움을 초래했다. 도민들은 이동권을 침해받아 왔다. 도민의 항공기 이용 불편은 주민의 생활이 관광객 증가로 인해 위협 받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의 한 예다.

오영훈 도지사도 항공편 이용 편의를 위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경학 제주도의장은 8일 "지난 도정 업무보고에서 제주기점 항공사의 좌석 축소와 과도한 요금인상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사의 강력한 어조와 달리 담당부서에서는 별다른 대응책이나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앙부처와 정치권, 항공사를 찾아가 그 원인과 책임을 따져야 하며 적절하면서도 지속가능한 해결방안을 찾는데 진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기점 항공기 확충과 함께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도민 좌석 할당제’와 ‘대기표 도민 우선 구매제’를 들 수 있다. 도민 좌석 할당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순정 녹색당 후보가 내걸었던 공약이기도 하다. 도민 좌석 할당제는 제주도가 사전에 일정 비율의 항공권 매입해서 도민에게 판매하는 방안이다.

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으로 매수해서 도민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항공권 발권 대행사 등에 위탁운영을 맡기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으로 사전에 매입해서, 일반 항공권을 구하지 못한 도민에게 재판매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대기표 도민 우선 구매제도 고려해볼 수 있다. 도민이 육지에 급작스러운 일이 생겨 당장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어도 대기 순위에 밀리면 발을 돌려야만 한다. 대기표 도민 우선 구매제는 표를 구하지 못하면 발을 동동 굴리는 상황에 놓인 도민들이 우선적으로 대기표를 구입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현재 여러 항공사들은 자사 회원 등급에 따라 현장 대기표를 우선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대기표 판매의 우선 순위는 항공사의 재량에 달려 있다. 즉, 대기표 도민 우선 구매제는 항공사와 협의를 통해 이뤄낼 수도 있다. 특히 사명에 '제주'를 담고 있는 제주항공과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제주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도민이 우선적으로 표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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