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신산리 소재 독자봉에서 내려다본 제2공항 예정부지.(사진=박소희 기자)
제주 서귀포시 신산리 소재 독자봉에서 내려다본 제2공항 예정부지.(사진=박소희 기자)

제주도가 제2공항 인근 지역에 축구장 74개 면적의 배후도시 조성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공항 주변 발전 기본 구상 용역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정은 국토부가 제2공항 입지를 선정한 뒤 약 1년 뒤인 2016년 말 국토연구원과 제주발전연구원에 제2공항 주변 발전 기본구상 용역을 서둘러 발주했다.

2017년 말까지 1년 동안 진행된 이 용역은 제2공항 주변 지역 개발과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제주도는 그 용역 결과를 도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립된 지 5년이 지나도록 도민에게 공개되지 않은 용역 결과는 국토부로 흘러 들어갔다. 국토부는 지역 사회에서 공론화 된 바 없는 용역 결과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담았다.

(표=제2공항 기본계획 중)
(표=제2공항 기본계획 중)

제2공항 기본계획에 따르면, 제주도는 제2공항 주변 발전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성산 지역에 53만 제곱미터의 배후 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축구장 74개 규모다.

산업단지 20만 제곱미터, 주택단지 30만 제곱미터, 물류센터 3만 제곱미터로 계획했다. 총사업비는 7500억원으로 책정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제2공항 배후도시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하수 처리 문제, 지하수 수질 악화 등에 대한 면밀한 평가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제2공항 예정지 부근 지역(붉은색 원) 지하수 관정에서 해수 유입으로 인한 염소이온이 높게 검출되고 있다. 지하수 함양률을 떨어뜨리는 제2공항과 배후도시 건설 계획이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의 수질 악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2022년 지하수 수질모니터링결과.(김재훈 기자/자료=제주보건환경연구원)
제2공항 예정지 부근 지역(붉은색 원) 지하수 관정에서 해수 유입으로 인한 염소이온이 높게 검출되고 있다. 지하수 함양률을 떨어뜨리는 제2공항과 배후도시 건설 계획이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의 수질 악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2022년 지하수 수질모니터링결과.(김재훈 기자/자료=제주보건환경연구원)

제2공항 건설 및 배후도시 조성 사업은 성산하수처리량의 용량 부담을 가중시킨다. 성산하수처리장 증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제2공항 예정지 인근의 지하수 해수 유입으로 인한 수질 악화 문제도 심도 깊게 바라봐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제주도가 용역 결과를 도민에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배후도시 조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2공항 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임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수립한 '배후도시 용역'의 공개는 예외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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