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주본부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최저임금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지희 기자)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최저임금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지역 노동계가 2024년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투쟁을 선포했다. 각종 소비자물가가 줄줄이 올라 임금의 실질적 가치가 떨어진 만큼,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해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최소 월급 250만원(209시간 기준), 시급 1만2000원 이상으로 인상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는 오는 18일 첫 전원회의가 열린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제시한 인상률은 24.7%다.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노동계가 이번에 제시한 인상률은 지난해(23.9%)와 올해(18.9%) 협상 당시 내놓은 값보다 높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지난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9%)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1%) ▲2023년 9620원(5.0%)이다. 만약 올해 인상률이 3.95% 이상으로 결정되면 1만원을 넘기게 된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인상률을 요구한 이유로 ▲심각한 물가 폭등 ▲인플레이션으로 실질임금 저하 ▲해외 주요국의 적극 임금인상 정책 ▲최저임금 노동자가구 생계비 반영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5.1%를 기록했다. 물가 폭등이 지속되면서 물가인상률은 임금인상률을 뛰어 넘었다. 임금의 실질적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지난달 30일 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실질임금은 전년동월대비 5.5%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년간 한국의 물가상승률(7.7%)이 최저임금 인상률(6.6%)을 앞질러 실질임금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최저임금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지희 기자)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최저임금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지희 기자)

이 단체는 특히 제주가 최저임금 인상률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사업장 중심의 제주지역에서는 많은 노동자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다는 것.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외식비는 지난 2020년에 비해 25%나 올랐다. 불과 3년 전 제주에서 칼국수 한 그릇을 사먹기 위해서는 평균 7620원이 필요했지만, 올해는 거의 1만원을 내야 먹을 수 있는 정도(9500원)다.

올해 상수도.하수도 요금도 3년 전에 비해 각각 44%, 1.5배 올랐으며, 가정용 LPG 가격은 1㎡당 52% 늘었다.

제주도민들이 뭍으로 가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 항공기의 유류 할증료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1만1000원으로, 3년 전(3300원)에 비해 2.3배나 증가했다.

민주노총은 "사회불평등과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노동시장 불평등 해소는 노동을 통해 발생한 이윤을 자본과 노동에 골고루 분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면서 "월급 빼고 물가는 다 올랐다. 최저임금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이날을 시작으로 대도민 캠페인 등 각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오는 7일 오후 4시엔 민주노총제주본부 교육장에서 최저임금 대폭인상 추진 방향을 논의하는 집담회를 열기로 했다. 최저임금의 본격 교섭시기인 오는 6월에는 최저임금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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