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

지질 전문가가 제2공항 후보지 지하의 용암동굴의 분포 가능성을 제기했다.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 제2공항 기본계획에 담긴 시추를 통한 지반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후보지 내에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며 제주도와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재조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 소장은 18일 도내 시민사회가 진행한 제2공항 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검증 5차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제2공항 기본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제2공항 후보지 지하에 높게는 9.6m에 달하는 클링커 층이 나타난다. 강순석 소장은 이와 관련해, 제2공항 후보지가 위치한 지역의 지층에서 그와 같은 규모의 클링커 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용암은 분출되고 전진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용암에 밀리면서 깨지게 된다. 클링커는 그렇게 깨진 덩어리들로 형성된 지층을 말한다. 클링커는 암반과 암반 사이에 끼어있는 형태로 드러나는 파쇄대로 ‘화산 송이’ 층이 대표적이다.

용암이 흐르는 형태에 따라 지질 구조가 다르게 나타난다. 두터운 클링커 층은 아아 용암으로 형성된 지층의 특성이다. 하지만 제2공항 후보지의 지역 암반은 부드러운 현무암질이 특징인 파호이호이이 용암으로 확인되고 있다.

박찬식 제주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은 이날 제2공항 후보지 지반조사 기초자료 공개와 공동조사를 요구했다.(사진=김재훈 기자)
박찬식 제주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은 이날 제2공항 후보지 지반조사 기초자료 공개와 공동조사를 요구했다.(사진=김재훈 기자)

강 소장에 따르면 제2공항 후보지가 위치한 지역에서는 용암이 넓게 퍼지며 흐르는 특성을 보이는 파호이호이 용암 지역이기 때문에, 클링커 층의 두께가 얇게 형성된다. 하지만 제2공항 기본계획은 9m에 달하는 클링커 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소장은 제2공항 기본계획에서 발표한 후보지 내 클링커 층은 잘못된 분석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조사 과정에서 동굴 층을 클링커 층으로 오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와 관련해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시추 조사 샘플과 전기비저항 탐사 데이터 등 기초자료가 필요하지만 국토부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반조사 기관, 지반조사 보고서 등 자료 공개가 필요하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기본계획 검증 TF는 제2공항 지질조사 결과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토부와 제주도, 시민사회의 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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