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결의 및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결의 및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 제2공항 후보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이곳 주민들이 "평화로운 공동체를 파괴하지 말라"며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결의 및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약 200명의 온평리민들은 이날 비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청 앞에 모여 '민주주의 유린하는 제2공항 물러가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온평리 청년회 임원진 3명은 "공항 입지 선정 발표 시기인 8년 전부터 매해 반대 입장을 피력하기 위해 해오던 것인데, 이번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면서 삭발식까지 거행했다.

비대위는 "우리는 그동안 제주도와 국토부를 상대로 마을 공동체 파괴 반대와 생존권 보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발표했으며, 도민 경청회까지 실시하고 있는 국토부는 후보지인 온평리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냐"고 피력했다.

이어 "국토부와 제주도는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의 기억으로는 현 국토부 장관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딱 한번 마을에 방문한 것이 끝"이라면서 "제2공항 전체 부지의 70% 가량이 온평리이고, 마을 전체 면적의 46%가 수용되는데 주민과 협의없기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조상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일궈온 우리의 땅을 한번에 빼앗으려고 한다. 우리 마을의 공동체와 전통문화를 말살시키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온평리민들이 마을 이름처럼 온화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살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결의 및 규탄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온평리 청년회 임원진이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사진=박지희 기자)

아울러 "제2공항이 건설되면 리민 대다수 삶의 터전이 사라져 마을을 등지고 떠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따라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마을을 걱정하면서 지내야 하는 마음을 누가 헤아려줄 수 있냐"고 분통해 했다.

이에 더해 "이와 관련, 지역 국회의원은 찬성 지지를 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의견 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여론의 눈치를 보며 정책을 결정하는 대의기관이라는 권한을 포기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비대위는 "온평리민들은 오영훈 지사와 도의회에게 확실한 제2공항 반대 입장을 표면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개를 위해서 소를 희생시켜도 된다'는 억지 논리를 주장한다면 리민들을 앞으로도 사업 저지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8일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계획안 보고서에 따르면 5년 동안 온평리를 포함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총 6조 6743억 원을 투입, 연간 199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시설을 설치하게 된다.

국토부는 계획안 공개와 함께 제주도에 의견 제시를 요청한 상태다. 도는 의견 수렴을 위해 현재 2차례 경청회를 진행했다. 제3차 경청회는 오는 25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림읍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센터 3층에서 진행된다.

제주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결의 및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결의 및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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