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경청회 3차(사진=김재훈 기자)
제주 제2공항 경청회 3차(사진=김재훈 기자)

"제2공항은 관광과 건설 경기를 살리게 될 것이다."(찬성 측)

"항공이 포화가 아니고 제주도가 포화다. 그리고 모든 문제의 해결은 제주도민에게 다 돌리고 있다."(반대 측)

"점차적으로 지하수가 줄어드는 기후위기 시대에 제2공항은 제주도민에게 재앙이 될 것"(반대 측)

"용천수를 막아서 지하수를 쓰는 농업 용수 대체...(제2공항이 야기하는) 물 문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생각"(찬성 측)

25일 오후 한림수협 제주시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3차 제주 제2공항 도민 경청회에서 이 같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찬성 측 첫 발표자인 우창범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제주국제공항의 지연 및 결항 문제를 제기하며 제2공항 건설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첨예하고 복잡한 공항 시설을 전문성 없는 도민들에게 단순하게 ‘하자’, ‘말자’ 결정하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주민투표는 도민사회에 큰 혼란만 일으키게 될 것"이라며 "제2공항은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관광·건설 경기 활성화해야"..."자연 파괴하면서 관광객 유치, 말이 되나?"

제주 제2공항 3차 경청회에서 우창범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부회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제주 제2공항 3차 경청회에서 우창범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부회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우 부위원장은 제2공항의 필요성을 경기 활성화에서 찾았다. 그는 “제2공항 건설은 제주도 관광과 건설 경기를 살리게 될 것이다. 특히 건설 경기가 활성화되어 그 파급효과는 10년 일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업에 15년 동안 종사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홍종훈 제주공룡랜드 대표도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제2공항 건설은 제주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산업인 관광 산업의 성장과 제주 경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로 제주 경제의 미래를 위해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제2공항 개발론과 관련해 플로어에서 제주도가 이미 관광객 증가로 인해 폐기물과 하수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플로어에서 의견을 제시한 한림읍 주민 B씨는 ‘더 많은 관광객’이 제주 지역에 야기하게 될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B씨는 "제2공항이 건설되면 관광객과 인구가 유입되고, 마을 사람들이 만들지 않은 폐기물과 오폐수를 마을 사람들에게 전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 관광붐이 야기한 사회적 부작용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광업에 30년 간 종사했다는 C씨도 "'항공이 포화다', '관광객이 많이 들어와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항공이 포화가 아니고 제주도가 포화다. 그리고 모든 문제의 해결은 제주도민에게 다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 공동체를 파괴하고 자연을 파괴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게 과연 말이 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제2공항 건설, 지하수 전체 악영향 우려...찬성 측 "용천수 막아서 지하수 농업용수 대체" 주장도

반대 측 발표자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국토부가 기본계획에서 제2공항 운영 계획을 제대로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토부가 기본계획 추진 과정에서 국내선 전용으로 제시했다가, 이후에는 국제선 운영도 검토하겠다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올해 발표한 기본계획에서도 국제선 운영 관련 내용은 명확하지 않다.

제주 제2공항 3차 경청회에서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제주 제2공항 3차 경청회에서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가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안전에 위협이 되는 동굴지대를 입지로 선정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홍영철 대표는 제2공항이 지하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거론했다. 홍 대표는 "제2공항을 지으면서 하루 1만5000톤의 물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거의 삼다수의 세 배에 달한다"면서 지하수 문제는 광역 상수도로 얽힌 제주도 전체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제주에 영향을 미치는 제2공항 건설 사업을 일부 전문가가 아닌 도민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홍 대표는 "최근 제주의 지하수 수위가 전체적으로 1.97m 하강했다고 한다"며 "점차적으로 지하수가 줄어드는 기후위기 시대에 제2공항은 제주도민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플로어에서 마이크를 잡은 찬성 측 C씨는 지하수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말문을 열었다. C씨는 "제주도는 전체 바다에 돌아가며 용천수가 있다. 그 용천수를 막아서 지하수를 쓰는 농업 용수를 대체"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며 "(제2공항이 야기하는) 물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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