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조 뉴월드마트지회는 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설립 및 노조탄압 부당노동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조 뉴월드마트지회는 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설립 및 노조탄압 부당노동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지역 식자재마트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주장하며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기는 커녕, 보복성 인사 등 탄압을 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조 뉴월드마트지회는 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설립 및 노조탄압 부당노동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 업체는 도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 식자재마트다. 제주시 9곳과 서귀포시 1곳 등 모두 10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수는 230여명으로, 이 중 점장 9명과 부점장 1명을 포함한 90%가 노조에 가입했다.

김명호 서비스연맹 제주본부장은 "노조를 많이 결성해봤지만, 이같이 노조 가입을 절실히 원한 사례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열악한 노동환경, 부당인사, 방만한 경영 등이다.

박은태 지회장은 "회사 점포가 늘어나고, 직원 수도 크게 늘었지만 직원들의 휴게 공간은 늘어나지 않았다"면서 "빡빡한 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다리 뻗어 쉴 수 있는 공간조차 없는 점포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4시간 영업, 늘어난 매출로 상시적 인력부족에 시달려 업무량도 많지만, 합당한 임금은 주어지지 않고 있다. 남아있는 직원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그런데 오너 일가나 임직원의 지인이 회사에 들어오는 경우, 일반 급여 수준에 맞추지 않고 과다한 급여를 지급해 기존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본인 성과에 대한 보고서 제출, 인터뷰 등 사측은 올해 일반 직원들에게 불리한 신규 승급제도를 새로 만들었다"면서 "특히 사측 입맛에 맞는 사람의 경우에는 제도와 상관 없이 특별진급이라는 명목으로 두 단계 승진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많은 직원들이 추가근무를 했음에도 시간외 수당, 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도 상당하다"면서 "오너 일가의 사적인 업무 지시, CCTV를 통한 감시 등 근절되야 할 사안은 이외에도 많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조 뉴월드마트지회는 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설립 및 노조탄압 부당노동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조 뉴월드마트지회는 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설립 및 노조탄압 부당노동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법원 판례에 따르면 적용방식은 회사 인사 노무관리, 결정권을 발휘하는 지위에 있는 자도 노조 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측이 "점장 등 관리자급이 포함돼 있다"며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교섭 또한 거부하고 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은 노조 설립을 이유로 노조 간부들에 보복성 인사발령 조치를 내렸다"면서 "사내 공모나 당사자와의 면담 없이 제주시내 점포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하루 아침에 서귀포로 출근하라는 회사의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노조로 뭉쳐 회사를 바꾸고 우리 삶도 바꿔 나갈 것"이라면서 "뉴월드마트는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교섭에 나서라. 적정인력 충원, 열악한 처우 등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뉴월드마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마트 노동자들의 권익 증진과 건강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트타임 근무를 희망하는 일부를 제외하고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고, 최저임금 대신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노조 탄압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업체는 "법에 따른 정당한 노조활동은 보장하지만, 노조가 진정으로 마트 노동자들를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또 노조 의사 결정 과정에 진열.판매.계산 등을 담당하는 마트 노동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일선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높게 반영될 수 있는 노조 구조를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회견 전 사측 관계자가 기자회견장에 왔다가 노조 조합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노조 조합원들이 "교섭에 참석하지도 않으면서 사찰하러 왔냐"고 언성을 높이는 상황이 지속되자 도의회 관계자들이 저지시키면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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