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막기 위해 5년이 넘은 싸움을 벌이고 있는 월정리 해녀들을 지지하고 연대하기 위한 범국민 운동 선포식이 열렸다.

19일 월정리에서 열린 이날 선포식 참가자들은 "월정리 해녀들의 싸움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싸움은 제주의 총체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다"며 연대 운동의 당위성을 밝혔다. 이들은 월정리 해녀들이 처한 처지가 제주 전역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보였다.

"2005년 500만이던 제주의 관광객은 2013년 1000만명, 2019년 1500만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의 역사는 이와 판박이이다. 2007년 6천톤으로 운영을 시작한 동부하수처리장은 2014년 12000톤으로 증설되었고, 2017년 24000톤 증설 계획이 발표됐다. 증설에 증설을 거듭하는 곳은 동부하수처리장 만이 아니다. 제주는 어느새 똥물바다, 쓰레기 섬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들은 바다환경 오염 문제와 함께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로 인해 인근 용천동굴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월정리에는 제주도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된 결정적 계기가 되어준 용천동굴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2007년 세계 자연유산 등재과정에서 하수처리장이 있는 용천동굴 하류구간을 누락시켰으며 동부하수처리장 부지가 일부 포함된 문화재 보존 지역내에 증설 허가를 위한 문화재 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월정리 해녀회가 제주도청 주차장 아스팔트에서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월정리 해녀회가 제주도청 주차장 아스팔트에서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이들은 특히, 증설공사 부지 면적이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대상인데도 제주도가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문화재청을 향해서도 관련 문제를 중점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또 하수처리장 증설공사로 인한 피해를 해녀들이 입게 되는 상황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오영훈 제주지사가 외면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이 싸움은 더이상 월정리 해녀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우리의 싸움이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월정리 해녀들의 싸움이 곧 우리의 싸움임을 선포한다."며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 해녀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세계 자연유산 월정리 용천동굴을 지키기 위해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문제가 정의롭게 해결될 때까지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재섭 상하수도본부장에게 항의하고 있는 월정리 해녀(사진=김재훈 기자)
강재섭 상하수도본부장에게 항의하고 있는 월정리 해녀(사진=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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