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소희 기자)
2023년 6월 8일 열린 '제주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박홍규 삼양동 주민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제주 곶자왈 지역을 세분화 하는 것과 관련해 개발 우려가 제기됐다.

제주도는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곶자왈 정의를 구체화하고, 보호•관리 •원형훼손 3개 지역으로 세분화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이런 구분이 곶자왈을 개발 위험에 더 노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는 8일 오후 2시 '제주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부개정안 주요 내용은 ▲곶자왈 지역 세분화, ▲곶자왈보전·관리위원회 설치, ▲곶자왈 토지주의 토지 매수 청구권 보장, ▲곶자왈 매입을 위한 특별회계 설치, ▲생태계지불서비스제 계약 체결 등이다.

송창권 위원장은 이날 열린 정책토론회가 "공청회 수준의 자리"라고 설명했으며, 양제윤 제주특별자치도 기후환경국장이 전부개정안 주요 내용을 요약 발표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토론자로는 강경식 전 제주도의원, 고상봉 서광동리 이장, 강주영 제주대학교 교수, 김효철 ㈔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 송관필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가 참석했으며 보존 대책 미비, 사유재산권 침해 등 다양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김효철 대표는 이번 전부개정안을 두고 "마음 놓고 환영만은 못하겠다"면서 곶자왈을 3개 지역으로 구분한다면서도 그에 따른 법적 보호조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제주도가 진행한 곶자왈 실태조사 용역 결과에 따르면 곶자왈 면적은 95.1㎢로 제주도 면적의 약 5.1% 해당한다. 

이중 보호지역(35.5%) 관리지역(31,2%), 원형훼손지역(33.3%)로 세분화 한 뒤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하겠다는 것이 개정안 중요 골자다. 

보호지역 :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서식지 등 식생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
관리지역 : 상록활엽수립 저밀지역 등 식생보전 가치가 중간 지역
원형훼손지역 :  나대지, 경작지, 기개발지(허가지 포함) 등 식생보전 가치가 떨어지는 지역 

김효철 대표는 "보호지역이 35% 정도 밖에 안 되는데, 그럼 나머지 지역은 개발 여지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효철 곶자왈 사람들 공동대표. (사진=박소희 기자)

원형훼손지역 지정도 곶자왈 보전의 관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김효철 대표에 따르면 현재 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원형훼손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곶자왈 경계에서 빠진 경우가 많다. 함덕 곶자왈이 그 예다.

또한 JDC가 개발하려는 영어교육도시 2단계 사업부지는 아직 개발 전 상태다. 이곳에 곶자왈 보전지역이 일부 포함됐는데 이를 전부 원형훼손지역으로 구분하게 되면 보전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골프장 등 다른 개발사업과 관련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기도 하다.

김효철 대표는 "전부개정안은 세분화에 따른 보호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주특별자치도보전지역관리에관한조례'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보전지역조례 상 원형훼손이 불가능한 곶자왈 지역이라 하더라도 다른 법에 따라 목축 등을 목적으로 원형 훼손도 가능하다. 곶자왈 전체에 대한 보전기능은 보전지역관리조례에 따라 이뤄지고 있어 곶자왈 보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당 조례의 개정도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토지 매수 대상도 곶자왈 전체를 대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도는 이번 전부개정안에 "보호지역 등의 토지소유자는 별지의 서식의 토지매수 청구서를 작성해 도지사에게 토지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김효철 대표는 곶자왈을 세분화 한 뒤 1/3에 해당하는 보호지역만 매수 청구 대상으로 지정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전부개정안에 "보호지역 '등'으로 명시하지 말고 매수 대상을 곶자왈 전체로 명문화 해 달라"고 의견을 냈다. 

이에 양제윤 국장은 "기본적으로 전부 보존해야 하는 건 맞다. 혼선이 없도록 정리하겠다"면서 "특별회계 설치도 보전 의지를 확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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