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당시 소리 없이 묻힌 죽음과 비극을 희생자 유품으로 기록한 사진작가 고현주. 그의 유고전 <기억의 목소리>가 오는 7월31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 주최한다. 

고현주 작가는 같은 이름의 책(글 허은실, 2021년, 문학동네 펴냄)을 내고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어머니의 놋쇠 숟가락-양남호, 고현주 작.
어머니의 놋쇠 숟가락-양남호, 고현주 작.

“아버지가 대전형무소에 돌아가셨단 소식을 듣기까지 어머니는 30년 세월 동안 밥을 해서 벽장에 놓고 정성을 들이셨죠.”

-어머니의 놋쇠 숟가락-양남호(사진 고현주, 글 허은실)

누군가 4·3은 하나의 사건이 아닌 3만여개의 사건이라고도 한다. 숫자로만 기록되는 죽음과 기억을 개개인의 서사로 기록하려는 시도였을까. 

고현주 작가는 넉넉지 않던 가정 형편에 카메라를 빌려가며 사진 작업을 이어갔다. 그러다 2016년 암 진단을 받고 생애 첫 카메라를 구입한다. 그리고 마지막 작업 ‘기억의 목소리 3’을 마무리하고 세상을 떠났다. 

“난 아직도 욕망이 많고, 내려놓지 못한 게 많고, 쓸모 있는 인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작가가 남긴 메모 중

궤, 물빛 한복-김술생, 고현주 작.
궤, 물빛 한복-김술생, 고현주 작.

작가의 유족들은 그가 생전에 전하려했던 ‘목소리’들을 모아 오롯이 사진을 위한 삶을 살았던 고현주 작가를 다시 기억하려 한다. 유고전 개막식은 오는 30일 오후 3시 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한편 고현주 작가는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순수사진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지난 2021년 개인전 <기억의 목소리>(서울 류가헌갤러리, 대전 더빔갤러리, 전주 서학동갤러리) 등을 열고 책 <기억의 목소리>, <꿈꾸는 카메라>(2012, 네잎클로버 출판사)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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