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김용주 화가의 13번째 개인전이 서울 인사아트센터 제주갤러리에서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하도리의 오후Ⅰ, Ⅱ(2023)' '바람얼굴(2023)' 등 제주 바다를 주제로 한 작품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김용주 화가
김용주 화가

제주 출신인 김용주 작가는 33년 6개월 동안 중등학교 미술교사로 근무해 왔으며, 학교에서 배우는 미술 교과서를 수차례 집필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7월 서울생활을 접고 제주로 돌아와, 밤잠을 설쳐 가며 고향의 자연을 관찰하고 화폭에 담아내기를 시작했다. 이후 작가는 해마다 1회 이상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 중 상당수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서 종달리, 그리고 성산읍 오조리로 이어지는 바닷가를 모티브로 삼았다. 이른 새벽 바닷가에 수없이 많이 모여든 철새들은 누군가 인기척이라도 하면 금새 날아가 버린다. 작품에 등장하는 노랗게 물든 바다, 무리지어 나는 새들은 금새 사라지지만 그 움직임만은 점과 획으로 계속 남는다.

형태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작가는 붓 대신 손과 손가락을 선택했다. 거대한 횡폭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종달리의 아침Ⅰ(2023)'에서 그는 검은 바위와 몽돌, 물결을 손과 손가락을 도구로 사용했다. 농묵, 중묵, 담묵 등 수묵화의 삼묵법, 또는 즉흥적으로 써 내려간 서체를 연상케 하는 그의 바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활력은 보는 사람들을 제주 바다로 초대한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이혜신은 “교과서를 통해 현재까지도 수많은 학생들의 미적 감수성에 영향을 주고 있는 김용주 작가의 작품은 한국 미술사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볼 필요가 충분하다”라고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평론가 김유정는 “그의 귀향은 시작점이자 끝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시작이 끝이라는 사실을 알기까지 그의 인생은 어디서 얼마나 많은 밤을 하얗게 지새웠을까? 시작이 떠난 것이었고, 귀향도 시작으로 돌아왔으니 그 시작이 결국에 끝이 된 셈이다. 이 역설, 시작과 끝의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바람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그의 미학은 다시 시작하는 것, 바람의 길을 바당에서 시작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김용주作(동백Ⅰ)
김용주作(동백Ⅰ)
김용주作(들여다보기Ⅱ)
김용주作(들여다보기Ⅱ)
김용주作(바람얼굴Ⅰ)
김용주作(바람얼굴Ⅰ)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터 지하1층 ‘제주갤러리’에서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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