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에 예술의 꿈을 심는 작가 씨킴(CI KIM), 그의 열여섯 번째 개인전이 애월읍 광령리에 자리 잡은 소박한 전시공간, 윈드스톤 제주에서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 간 열린다.

특히 ‘who are you?’ 라는 다소 이색적인 제목의 이번 전시는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의 올해 세 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작가 씨킴은 지난 20여 년 동안 제주 동쪽 끝에 살면서 자신의 작업실 근처에 떠내려 온 물건들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거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얹어내는 작업을 오랜 기간 지속해 왔다. 작가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쓰임이 다해 버려진 물건들에게 허리를 숙이고 다가가 조용히 묻는다. 너는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떤 기억과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지. 동일한 물음은 자신에게 이어지고, 작품을 보는 관람객에게로 전이된다.

제주 해안가에서 건져올린 오브제들로 제작한 씨킴의 작품은 인간의 욕망에 의해 일그러지고 변해가는 자연 앞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진지하게 되묻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에서 발견한 오브제들로 제작한 설치 작품 외에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토마토로 토스트를 만들지 못해 슬퍼하는 호랑이를 그린 회화 <꿈의 창을 열어라 Open Your Window of Dreams> 는 삶과 예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작가의 자화상이다. 젊은 시절, 사업을 일구며 직면한 수많은 어려움과 공포를 담담히 자신의 언어로 써내려간 <인 빌딩 In Building…>은 무지개빛 네온으로 제작된 글씨를 거울에 부착한 작업이다.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의 얼굴 위로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아름다운 꿈과 예술의 세계로 진입하는 노장의 인생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9월 1일부터 10월 1일까지 약 한 달 간 제주시와 애월, 성산, 서귀포 등 제주 전역을 문화예술의 장으로 만드는 아트페스티벌 '아트 트랙 제주 2023(ART TRACK JEJU 2023)'의 일환이다.

국내외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작가들이 참여하는 '아트 트랙 제주 2023(ART TRACK JEJU 2023)'은 패션, 예술, 라이프스타일 등의 동시대적 트렌드를 짚어내는 스피커(SPEEKER)의 주최로 제주 전역의 복합문화공간부터 미술관, 편집샵, 카페, 브랜드 스토어 등 다채로운 공간에서 마련된다.

씨킴(CI KIM, b.1951)은 많은 작품활동을 통해 그동안 수차례 개인전을 비롯한 MdBK 라이프치히, 예술의 전당,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와 탑동시네마 등의 그룹전에도 참여했다. 현재 제주와 천안을 오가며 활발하게 그가 꿈꾸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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