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4시 제주시청 앞에서 ‘923 제주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참여자들은 종이박스를 활용해 만든 피켓을 들거나, 플라스틱 일회용 페트병을 부딪혀가며 일대 도로를 행진했다. 도내 시민사회단체 26개와 개인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미래 세대인 어린 아이들, 청소년들이 행렬에 앞장섰다.
피켓에는 정부와 국회, 제주도, 제주도의회, 기업 등에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정책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일본 정부의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한국 정부의 탈핵 선언 ▲식량주권 확보 ▲모순적인 탄소중립계획 폐기 ▲도내 에너지다소비 건물로 꼽히고 있는 제주드림타워 및 신화월드 등에 대한 규제 ▲공장식축산 폐쇄 ▲해양보호대책 강화 등이다.
이들은 이날 행진에 앞서 정부와 제주도정 등이 이미 닥친 기후재난 상황에도 별다른 대응책을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접 시청 일대를 행진, 도민사회에 이같은 현실을 알리겠다는 것.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 제주도가 이같은 기후재난을 엄중히 바라보고 제도와 정책 등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폭염과 홍수, 가뭄, 산불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뉴스에서는 연일 기후위기의 위험성에 대해 전하는 등 기후위기는 이미 재앙이 되어 전세계를 덮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주는 해가 갈수록 기후변화가 심각해져 메밀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장마.태풍으로 농산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며 “기후재난은 이미 우리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삶의 질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우리사회의 고질적 불평등은 가장 약한 고리부터 파괴시킨다.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은 빼앗기게 되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특별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는 윤석열 정권과 오영훈 도정을 믿고 가만히 있어서야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재 토건 기득권 세력들은 제주 제2공항을 발판 삼아 도내 곳곳에서 대규모 도로공사, 택지개발, 관광개발로 환경을 망가뜨리려 한다”며 “전기절약을 하는 가정의 노력이 무색하게 드림타워.신화월드는 다량의 전기를 무분별하게 사용 중”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특정한 세력이 기후재난을 부추기며 막대한 사익을 챙기는 동안 우리는 그 피해를 담당하며 허덕이고 있으며, 그렇게 발생한 수많은 문제는 도민 세금으로 해결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잘못된 사회구조는 도민들의 강력한 연대와 참여를 통해 바꿔낼 수 있다”며 “목소리 내는 것을 주저하지 말자. 이날을 변곡점으로 삼아 꾸준히 행동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923 제주기후정의행진추진위원회' 참가자 명단.
▲곶자왈사람들 ▲노동당제주도당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사)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정의당제주도당 ▲제주녹색당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제주특별자치도친환경농업협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진보당제주도당 ▲한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앤드유카페 ▲지구별약수터 ▲대학생 기후행동 제주지역 준비위원회 ▲고동환 ▲김윤동 ▲김종옥 ▲김형미 ▲바다 ▲박진우 ▲양경자 ▲이루리 ▲장하나 ▲정두리 ▲진영림 ▲호호 ▲류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