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시인’ 김순남이 12년 만에 시집 『내 생에 아름다운 인연』을 펴냈다. 들꽃 시인이라는 별칭은 한라산을 오르내리며 산야의 들꽃의 사진을 찍고, 왠지 모를 들꽃의 풍모를 풍기는 시인이기에 붙여졌다. 

“홀로 한라산 구석구석 헤집고 다니면서 마주치는 꽃들이 마치 어린 시절 사금파리에 흙과 꽃 이파리를 담아 놀던 소꿉놀이 친구 마냥 반가웠어요. (중략) 저는 사진을 찍기 위해 야생화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리워 야생화를 찾아다니니까요.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하루 산에 다녀오는 것이 더 깊은 깨달음과 배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들꽃에 대한 시인의 애정은 시집에서도 드러난다. 이번 시집은 60편의 시와 함께 컬러 들꽃 사진들이 시들 사이의 여백을 채우고 있다. 모두 시와 관련 있는 들꽃 사진들이다. 이로써 시와 함께 시각적 호사를 즐기게 해준다. 

김순남의 시편들은 낮은 눈의 시선으로 4·3을 끌어안고, 강정을 기억하고, 수많은 패배 속에서도 끝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민중의 힘을, 끼리끼리 내어주고 기대는 세상의 이치를 포착하고 있다. 

김동현 문학평론가는 “김순남의 시편들은 엎드림을 지향한다. 수직의 맹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꺼이 엎드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한편 김순남 시인은 1993년 『문학세계』 12월호 신인문학상 당선으로 등단하여 『월간제주』 객원기자, 제주도정 신문편집위원, ‘제주섬문화 한라산학교’ 교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히 활동했다. 2017년에는 들꽃 사진전 <탐라신화>전을 개최했었다. 펴낸 시집으로는 『돌아오지 않는 外出』, 『남몰래 피는 꽃』, 『누가 저 시리게 푸른 바다를 깨트릴까』 등이 있고, 산문집 『섬, 바다의 꽃잎』, 시화집 『들녘에 지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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