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알뜨르 비행장에서 85주기 난징대학살 제주 추모제 '알뜨르 보존, 학살의 기억에서 평화의 시작으로'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성인)
지난 13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알뜨르 비행장에서 85주기 난징대학살 제주 추모제 '알뜨르 보존, 학살의 기억에서 평화의 시작으로'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성인)

96년 전(1926년), 이곳 알뜨르는 일본제국주의가 강제수용하고, 제주도민을 강제동원하여 비행장으로 조성됐습니다.

85년 전(1937년), 이곳 알뜨르는 일본제국주의의 난징 폭격 전초기지였습니다.

78년 전(1945년), 이곳 알뜨르는 태평양전쟁의 한복판에서 일본 본토 사수를 위한 결호작전 7호 군수시설이었습니다.

73년 전(1950년), 이곳 알뜨르 곁 섯알오름은 예비검속으로 수감됐던 제주도민들이 학살됐던 제주4.3학살터였습니다. 

71년 전(1953년), 이곳 알뜨르는 한국전쟁의 중공군 포로 수용소였습니다.

1948년 이후, 이곳 알뜨르는 여전히 국방부 소유 국유지입니다.

18년 전(2005년), 제주도가 세계평화의섬으로 지정되면서 이곳 알뜨르를 제주평화대공원으로 조성하자는 기본계획이 마련됐습니다.

그리고 2023년, 마침내 국방부와 제주도가 알뜨르 ‘무상사용(10년마다 재계약)’에 대해 합의하여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고, 12월에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알뜨르 비행장에서 85주기 난징대학살 제주 추모제 '알뜨르 보존, 학살의 기억에서 평화의 시작으로'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성인)
지난 13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알뜨르 비행장에서 85주기 난징대학살 제주 추모제 '알뜨르 보존, 학살의 기억에서 평화의 시작으로'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성인)

지난 2월 3일에는 대정지역 주민들(20여개 단체)이 ‘알뜨르·송악산 평화대공원 추진위원회’ 발대식을 가졌습니다. 송악산 일대의 중국 신해원 부지를 매입하기로 한 제주도정은 송악산과 알뜨르비행장을 연계해서 평화대공원을 조성하는 용역을 2024년 11월까지 추진할 계획입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알뜨르는 100여년만에 ‘전초기지’에서 ‘평화대공원’으로 탈바꿈합니다. 그러나 아직 첫걸음에 불과합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송악산을 보존하고 알뜨르 평화대공원을 아래로부터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 최소한 3~4년간, 송악산 보존과 알뜨르 평화대공원 조성을 위해 ‘누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둘러싸서 구체적이고 치열한 논의와 각축의 장이 될 것입니다.

자칫 서부 관광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명목으로, 난개발 관광지로 휩쓸릴 수도 있습니다. 평화대공원이 자칫 피스워싱(peacewashing, 평화시늉)에 그치거나 왜곡될 수도 있습니다. 동북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격화된다면 알뜨르는 다시 전쟁의 전초기지로 되돌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난징대학살을 10년째 추모하고 있습니다. 다가올 100년간은 더 이상 ‘학살의 전초기지’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앞으로 100년간 알뜨르를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전초기지로 만들어가기 위해!

미래를 예측하는 최고의 방법은 우리가 미래를 직접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지난 13일 (사진=박성인)
지난 13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알뜨르 비행장에서 85주기 난징대학살 제주 추모제 '알뜨르 보존, 학살의 기억에서 평화의 시작으로'가 열리고 있다.(사진=박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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