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와는 달리 한라산을 가린 구름 

물때에 맞춰 마음 급하게 썩은 섬 '서건도'로 향한다.

바당올레가 아름다운 일강정 

바닷길에는 돌멩이 부딪혀 달그락거리는 맑고 경쾌한 아름다운 소리, 

12월인데도 따뜻한 날씨 탓에 자연스레 겉옷을 벗게 한다.

[감국]

신비의 바닷길 서건도 바다 갈라짐 현상은 

평상시에는 육지(육지와의 거리는 300m이다)와 떨어져 있는 섬이었다가 

해수면이 낮아지는 저조 시에 주변보다 해저지형이 높은 해저면이 노출되면서 

육지와 섬이 연결되는 현상으로 모세의 기적이라 불린다.

썩은 섬(서건도)은 수중화산으로 섬 자체만으로도 귀중한 가치를 갖는데 

바다가 갈라지게 되면 좌우 10m 이상 넓은 갯벌이 드러난다.

[너븐물]

'조이물통'에서 기원한 풍부한 개울물이 

썩은 섬 앞 바닷가로 흘러드는데 이 조간대 지역을 '너븐물'이라 부른다.

썩은 섬 앞바다에는 종종 돌고래 떼가 출현하기도 하고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물이 빠져나가면서 돌 틈과 바위에 붙어있는 바다 생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다 갈라짐 현상]

외돌개를 시작으로 

돔베낭길~법환포구~월평마을 아왜목까지 제주올레 7코스(17.6km) 

그 중간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썩은 섬 '서건도'의 진짜 모습, 신비의 바닷길이 드러난다.

[범섬]
[사람 모습 닮은 기암바위]
[강정 방파제]

썩은 섬 서건도는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해 있는 섬으로 국유지이다.

바닷속에서 폭발한 화산체에서 형성된 응회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응회암은 쉽게 부서지는 특징이 있다.

섬의 토질이 죽은 흙이어서 원래의 성질을 잃어버려 

섬 주위가 까맣게 보여 '썩은 섬'이라 부른다.

하루에 두 번 썰물 때 걸어서 들어갈 수 있고 바다가 갈라져 드러난 넓은 갯벌은 

제주도에서는 유일한 바다 갈라짐 명소로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이기도 하다.

섬에는 걷기에 불편이 없도록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섬 출입구]

섬 속의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커다란 바윗돌과 해녀상, 표지판에는 이곳이 해양보호구역임을 알린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보리밥나무와 우묵사스레피나무가 만들어주는 나무터널 

자잘하게 핀 하얀 꽃은 진한 암모니아향으로 코를 자극하고 

노란색으로 섬을 수놓는 소박하지만 풍성한 감국과 산국의 은은한 향기 

순비기나무를 감싸 안은 미국실새삼은 시간을 거꾸로 간다.

[우묵사스레피나무]
[감국]
[산국]
[미국실새삼]
[나무계단]

아름다운 산책 코스와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바다 위의 작은 정원 

계단이 놓여있는 나무터널 속으로 들어간다.

섬을 찾은 방문객들이 반가운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점점 커져간다.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라산]

전망대에서는 바다 갈라짐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계단은 바닷가로 이어진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는 철썩이는 파도가 하얀 포말을 만들어내고 

바위 벽면에 공룡 한 마리가 새겨져 있다.

하지만 밑에서 보는 모습은 까만 눈을 가진 평범하고 자그마한 생쥐 모습이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자연이 내려준 특별한 선물을 품은 아름다운 강정마을

강정항 방파제가 눈에 들어온다.

[강정항 방파제]
[산책로]
[소나무]
[돈나무]
[미국자리공]

잘 정비된 산책로에는 

색 바랜 낙엽들이 널브러진 채 둘레길로 이어지고 

돈나무, 동백나무, 우묵사스레피나무, 보리밥나무, 소나무 등 

상록수들이 만들어주는 숲터널은 아늑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숲을 빠져나오면 사방이 탁 트인 범섬이 보이는 바다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아름다운 풍광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 수면 위로 비치는 햇살은 윤슬을 만들어내고, 

새들이 휴식처 뾰족 바위, 고깃배의 여유로움, 푸른 바다처럼 내 마음도 찰랑거리고, 

아름다운 산책 코스와 쪽빛 바다로 이루어진 

섬 위의 비밀의 정원은 겨울로의 여행을 서두른다.

[범섬과 악어바위]
[악어바위]
[범섬]

서귀포시 법환동 해안에 위치한 범섬은 

천연 보호구역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 보호받고 있으며 

범섬 상록활엽수림 및 흑비둘기 번식지이다.

호랑이가 웅크려 앉은 형상 같아서 범섬이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큰섬과 새끼섬으로 분리되어 있는 무인도이다.

조면암질의 안산암으로 이루어진 주상절리의 해안 단애와 

규모가 웅장한 범의 콧구멍 같은 해식동굴과의 어우러진 경관이 아름답다.

[우묵사스레피나무]

비밀의 정원에는 

거센 바닷바람을 이겨내고 검은 현무암에 뿌리를 내린 

바닷바람에 한쪽으로 기울어진 갯쥐똥나무 '우묵사스레피나무' 

소금바람에도 잘 견디는 이름만큼이나 다정한 '다정큼나무' 

낚시꾼들이 찾는 갯바위에 붙어사는 바닷가 '낚시돌풀' 

그윽한 향기로 코를 자극하는 산국과 감국의 어우러져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다정큼나무]
[까마중]
[벌노랑이]
[낚시돌풀]
[갯기름나물]
[산책로]
[나무계단]
[서건도 바닷길에서 바라본 '한라산']
[바닷길]

제주바다가 잠시 내어준 바닷길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마다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썩은 섬 서건도 

섬을 찾았던 방문객들은 금세 물이 차기 시작해 바지를 걷고 아슬아슬하게 건너온다.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 물때 확인은 필수, 주의가 필요하다.

고은희
고은희

한라산, 마을길, 올레길, 해안길…. 제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길에서 만난 작지만 이름모를 들꽃들.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린 생명의 꽃들과 눈을 맞출 때 느껴지는 설렘은 진한 감동으로 남습니다. 조경기사로 때로는 농부, 환경감시원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고픈 제주를 사랑하는 토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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