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8 세계여성의날 116주년 기념 제주지역 여성대회 기자회견이 8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양유리 기자)
2024년 3·8 세계여성의날 116주년 기념 제주지역 여성대회 기자회견이 8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양유리 기자)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제주지역 시민단체들이 380인의 공동 민원서를 전달했다. 지난해 도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들을 규탄하고 모 고등학교 불법촬영 사건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2024년 3·8 세계여성의날 116주년 기념 제주지역 여성대회 참가단체 19개는 8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녹색당 부순정 공동운영위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이들 단체는 “성평등에 대한 사회 전반의 백래시와 정부 주도로 ‘여성’과 '성평등'이 삭제되는 퇴행과 폭거의 시대”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성차별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만 한국의 젠더격차지수(2022년 세계경제포럼 발표)는 146개국 중 99위, 성별임금격차는 27년째 OECD 국가 중 꼴찌”라고 지적했다. 

또한 “2023년 제주에선 남성 정치인이 공직자의 신분으로 성매매에 가담하고, 가장 안전하고 보호받아야 할 학교에선 남성 고등학생에 의해 여성 화장실 내 불법촬영이 발생했다”며 “여성들은 일상의 권리와 존엄을 빼앗겼고, 여성 청소년들이 온라인 성 착취 위험에 놓였다”고 현재를 진단했다. 

그러면서 “성매매는 거대한 성착취 산업 카르텔 속에서 여성을 성상품화한 것”이라며 “구매에 의해 유지 가능한 것으로, 한 남성 성 구매자의 낮은 윤리의식과 사생활 문제로 취급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2024년 3·8 세계여성의날 116주년 기념 제주지역 여성대회 기자회견이 8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양유리 기자)
2024년 3·8 세계여성의날 116주년 기념 제주지역 여성대회 기자회견이 8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렸다. (사진=양유리 기자)

이들은 “도내 고등학교 불법촬영 사건에 관해서도 학교와 도교육청, 수사기관은 적극적인 수사와 피해자 회복이 아닌 축소 및 은폐를 위한 소극적 대처로 일관한다”며 “구조적인 젠더기반 폭력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제주 공공기관들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과 무능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정부는 성인지 관점으로 구조적 여성폭력에 대응,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가부장제 자본주의, 전쟁위기, 기후위기 속에서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젠더관점을 견지하는 정치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퇴행은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존재했다. 하지만 그 퇴행이 성평등 사회 실현을 향한 열망과 전진을 막아낸 적은 없다”며 “우리는 성차별, 성폭력이 발생하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해왔으며 끊임없이 저항하고, 모든 시민의 삶에 평등과 존엄이 보장될 수 있도록 나아갈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정나연 진보당 제주도당 청년당원은 자유 발언을 통해 “사범대를 졸업해 교사를 꿈꾸는 저에게 고등학교 불법촬영 사건은 일상의 두려움으로 다가왔다”며 “성범죄는 여성들의 삶을 망치는 중대한 범죄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처벌 수위를 높이고,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전 프랑스에서는 임신 중지의 자유를 헌법에 규정했다. 이것은 국민들의 인식변화에서부터 비롯한 것”이며 “가부장제 속에서 여성들을 위해 일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4년 3·8 세계여성의날 116주년 기념 제주지역 여성대회 기자회견이 8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녹색정의당 강순아 예비후보(제주시을)가 공동 민원서를 들고 있다. (사진=양유리 기자)
2024년 3·8 세계여성의날 116주년 기념 제주지역 여성대회 기자회견이 8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녹색정의당 강순아 예비후보(제주시을)가 공동 민원서를 들고 있다. (사진=양유리 기자)

이들 단체는 선언문 낭독과 자유발언을 끝으로 제주도교육청에 도내 고등학교 불법촬영 해결과 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380인의 공동 민원서를 제출했다. 

한편, 3·8 세계여성의날 116주년 기념 제주지역 여성대회에는 강정평화네트워크, 노동당 제주도당, 녹색정의당, 민주노총 제주본부, 서귀포여성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제주녹색당,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인권상담소·시설협의회, 제주여성회,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 제주평화나비, 진보당 제주도당, 퀴여움이 공동주관했다. 또 세월호를 기억하는 제주청소년모임,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청소년기후행동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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