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의 모진 세월을 견뎌온 4·3 수형인들의 역사적 순간을 담은 영화 <돌들이 말할 때까지>(감독 김경만)가 4월 17일 전국 개봉한다. 

제주에서는 공식 개봉일보다 이른 4월 12일에 개봉한다. 전날인 4월 11일엔 무료 VIP 시사회가 제주 CGV에서 열릴 예정이다. 

영화는 4·3 이후 76년이 지나서야 밝혀지는 수형인들의 생생한 증언과 그들이 평생 몸 담고 있던 아름다운 침묵의 땅 제주의 풍광을 담아냈다. 감옥에서 살아 돌아온, 시대가 죽이지 못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 

영화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제14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용감한 기러기상 수상, 제18회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뉴 아시안 커런츠 부문 공식 초청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개봉일 확정과 함께 영화 포스터 ‘나의 이름은’(작가 윤위동, 디자인 박시영)이 공개됐다. 포스터에는 출연자 5인의 이름과 함께 4·3 당시 나이, 거주지가 실려 있어 수형인들이 오랜 시간 짊어졌던 세월의 무게를 짐작케 한다. 

박시영 디자이너는 영화 <거인>, <벌새>, <우리들> 등 독립예술영화의 포스터를 작업해 왔다. 그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다큐멘터리의 생생한 울림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돌과 모래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윤위동 작가의 회화 작품과 함께 포스터를 완성했다”고 전했다. 

제목은 김소연 시인의 시구 ‘돌이 말할 때까지’에서 착안한 것으로, 역사의 상흔을 예술적 필치로 구현해냈다. 

한편, 김경만 감독은 <미국의 바람과 불>, <지나가는 사람들>, <시간의 소멸> 등을 연출한 다큐멘터리스트다. 영화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감독이 9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