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광주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 세워지는 4월걸상. (사진=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 제공)
다음달 2일 광주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 세워지는 4월걸상. (사진=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 제공)

제주4·3 76주년을 앞두고 광주에 4·3 조형물이 세워진다. 이는 육지부에 세워지는 최초의 4·3조형물이다.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는 다음달 2일 광주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 제주 4·3희생자를 기억하는 4월걸상을 설치한다고 26일 밝혔다.

4월걸상 건립 비용은 모두 시민의 모금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5월 제주도민 주도로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오월걸상을 세운 것에 이어 광주시민들이 제주를 기억하기 위한 조형물을 만든 것이다. 누구나 걸상에 앉아 쉬어가면서 4·3과 5.18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4월걸상 작품명은 '민중의 힘'이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강문석 작가가 제작했다.

제주 4·3 학살의 상징인 총알이 꺾인 모습을 형상화했고, 꺾인 총알 밑에는 민중의 힘을 상징하는 제주 몽돌을 뒀다. 총알이 꺾인 단면 위에는 4.3 상징인 동백꽃을 동선으로 각인했다. 바로 옆에는 '제주4·3, 오월 광주'라는 글귀를 새겼다.

오월걸상위 관계자는 "제주 몽돌은 하천을 구르고 굴러 바다까지 이르는 시점엔 작고, 둥글고, 매끈한 몽돌로 변한다"며 "이번 조형물에는 거친 시간을 견뎌내며 작아졌지만 결국 민중의 힘이 모여 4·3의 폭력을 견디고 이겨낸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말했다.

4월걸상추진위원회에는 오월어머니집, 광주전남기자협회,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광주전남영상기자협회, 표정두열사추모사업회, 호남대학교 민주동문회, 변선화 ㈜비긴위드, 윤진영 ㈜록연 대표, 정선교 ㈜대명외식산업 대표 등 광주지역 시민 및 단체가 참여했다. 

설치 당일 오전 11시 20분 진행되는 제막식에는 강우일 주교(전 천주교 제주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제주4·3유족회, 5·18기념재단, 오월걸상위원회, 4월걸상추진위원회, 박병규 광주광역시 광주광산구청장 등이 참석한다.

인권연대는 광주 5·18정신을 전국·현재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 3월 20일 오월걸상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부산, 목포, 명동성당, 옛 경기도청, 마석모란공원, 서귀포시청에 이어 광주 광산구에 제7호 걸상이 설치된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