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의 사랑이야기] 아름다운 남자, 여자의 라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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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의 사랑이야기] 아름다운 남자, 여자의 라이벌
  • 제주투데이
  • 승인 2004.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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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남자가 많아졌다. 남성 화장품의 시장은 1980년에 비해 70퍼센트가 증가했다고 한다. 인기 상품도 다양해서 기초 화장품인 스킨토너 뿐만 아니라 미백하는 팩까지 다양하다. 화운데이션도 물론 있다.

길을 걷다 보면 남성 전용 피부 관리실도 흔히 볼 수 있다.
가수나 특수 직업을 갖고 있는 남자뿐만 아니다. 일반인이랑 대학생들도 피부 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하니 나 같은 아주머니는 그냥 놀라울 뿐이다.

평소 남자는 남자답게라는 데만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그들을 보면 혹성의 남자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프로레슬링이라든가 권투는 좋아하지만 여자의 격투기는 좋아하지 않는다. 여자 프로레슬러, 권투 선수는 싫다.

얼마 전 무하마드 알리의 딸이 여자 권투시합에서 이겼지만 나는 흥미를 잃었다. 화장한 남자들을 보거나 잡지에서 그런 남자의 사진을 봤을 때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는 자기도취가 보이기는 하지만 전혀 섹시함이 없다. 여자 프로레슬러나 권투선수에게도 그런 걸 느낀다.

섹시함을 느끼는 하나의 요소는 인내하는 모습일 때이다.
격투기를 하는 남자뿐만이 아니라 투쟁하는 남자의 모습에서 섹시함을 느낀다.

그것은 본래 참고 견디는 모습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남성의 손을 좋아한다. 청결하고 적당히 강해보이는 손을.

얼마 전 TV에서 만화가 박 ○○씨를 봤다.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연재만화에 관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되는데 그의 손이 참 인상적이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그 손이었다.
청결감이 있고 적당히 두툼한 손. 그의 새끼손가락 손톱과 넷째손가락 손톱에는 봉선화 물이 들어 있었다. 오렌지빛의.

요즘은 애니메이션의 붐을 타서 만화가들도 인기가 많다.
늘씬한 키와 잘생긴 얼굴. 청결감이 있는 손과 봉선화물이 곱게 들어있는 손톱.

그의 아름다움은 큰 충격임과 동시에 기쁨이었다.
남자 손톱에 들여진 봉선화물.
그토록 여자답고 남자다움에 연연하던 내가 아름다움 앞에는 그 어떤 것도 상관없어지는 것은 나이 탓일까.

어느 모임에서 유난히 피부가 고운 남자를 만났다. 비결을 물어봤다.
비결은 우유 한 컵에 녹차가루 한 숟갈과 현미 식초 서너 방울을 떨어뜨린 뒤 잘 흔들어서 매일 복용한다는 것이다. 3년이 됐대나?

그러면서 나에게도 권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나름대로의 비결이 있었겠지.

그나저나 무엇이든 삼일을 넘기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의 3년이 존경스럽다.
예전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라이벌이 여성뿐일 줄 알았는데 이제는 남성까지 범위가 넓어졌으니, 힘든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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