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바닷가] 제주의 바닷가는 용암이 분출하면서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면서 굳어진 독특한 형태를 지녔다.


붉은 해가 긴 그림자를 만들며 검은 바닷가를 배경으로 저물기 시작하는 저녁은 제주만이 갖고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서남해안은 갯벌로 이루어져있고 동해안은 바로 깊은 바다로 진행된다.

이에 비해 제주의 바닷가는 용암이 분출하다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면서 굳어진 독특한 형태를 가진다. 관광객들이 제주의 풍경을 이색적으로 보는 이유중의 하나는 이러한 독특한 바닷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제주의 바닷가는 제주민중들의 삶속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제주사람들은 바닷가를 '바당밭'이라 불렀다. 밭처럼 수많은 해산물을 구하는 노동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당밭에는 민중들이 지어준 수많은 이름들이 있다. '여'(바닷가에 독립적으로 떨어져있는 바위) 하나하나에 그 형태와 전설을 담아 이름을 붙여놓았고 수많은 '원담'(바닷가에 둥그런 담을 만들어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떼가 썰물 때 갇히도록 한 전통 어로의 형태)을 만들어놓았다.

이처럼 제주의 민중들은 골괭이와 바구니 하나 들고 바당밭으로 가서 하루의 먹거리를 채취해오곤 했다. 제주의 바닷가는 '생명의 바다'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제주의 바닷가가 사라져가고 있다. 제주의 바닷가를 빙둘러가며 만들어지는 해안도로는 해양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구'(모래언덕)뿐만 아니라 환해장성같은 문화유산도 과감하게 파괴시키고 있다.

300개를 육박하는 육상 양식장도 제주의 해안풍경을 온통 검은 천막으로 만들어놓고 있으며 취·배수관을 만들면서 바닷가의 바위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키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바닷가 생태계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해안매립'문제이다. 이미 '먹돌밭'으로 유명했던 탑동이 매립되었고 도두 바닷가와 한림 옹포 바닷가가 매립되었다.

더욱이 곳곳에 소규모 매립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이호바닷가를 포함한 총 6개 지역의 매립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땅에 대한 소유욕이 어느 나라보다 강한 우리나라는 바다를 매립하여 땅을 넓히는 것을 '발전'이라고 생각해왔다.

매립지위에 공장을 짓거나 주택을 짓는 것이 가치가 있고 효율성이 있는 것으로 믿어왔다. 인간의 세월로는 감잡을 수 없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만들어져온 바닷가를 몇 개월만에 완전하게 파괴시켜 버리는 행위를 우리는 인간의 위대함이라 말하여 왔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위대함이 아니라 '오만'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곳을 매립하여 놓고 해상 수상호텔을 짓는 것이 과연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것인가? 누가 인간에게 이런 특권을 부여하였는가? 바닷가의 수많은, 말 못하는 생물들은 소리없는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그들의 아우성을 짓밟든지, 않든지 그것은 인간의 의지에 달렸다. 하지만 자연은 그렇게 너그럽지만은 않다.

인간의 잘못된 행위에는 반드시 그 댓가를 되돌려주는게 자연의 순리였다.

그래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의 바닷가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곧 제주의 바닷가 보전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자리이다.

<공유수면 매립정책의 과제와 방향모색을 위한 토론회>

1. 주최 :  제주환경운동연합·제주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

2. 일시 및 장소 : 2004년 5월 8일(토) 14:00, 중소기업지원센터 회의실

3. 토론회

■ 주제발표
  - 공유수면매립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전재경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 제주지역 공유수면매립 현황과 계획 (김수완 제주도 해양수산과 과장)

■ 지정 토론
조승환(해양수산부 연안계획과 과장) / 여인규(제주대학 해양학과 교수) / 백광식(제주시 관
광국제자유도시추진과 계장) / 정상배(제주환경운동연합 조사팀장) / 현승철(환경부 제주출
장소 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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