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에서는 럭비를 투구라 하는데 지난 해 조총련 고등학교가 처음으로 <일본 전국 고교 럭비대회>에 오사카 대표로서 출전했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로 조총련이 감수해야 했던 비난과 고통 속에 이뤄진 이 쾌거는 동포사회만이 아니고 일본인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었었다.

 

필자는 지난 1월 달에 이 내용을 썼었지만 그 이면에 또 다른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조총련 고등학교와 조선 대학교에서 계속 럭비 팀의 주장이었던 현 태성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그가 고교 선수 때는 오오사카후 대회에서 준우승에서 아깝게 지고 말았으며 대학교 때는 최하위인 7부 리그에서 우승을 하여 6부로 올라가서 그 리그에서도 우승을 했었다.

 

그 후 그는 조선 대학교를 졸업해서 모교에 남아 럭비 코치로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 팔월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서 혈액 검사를 했다. 본인은 물론 가족, 동료 선수들에게는 상상도 못할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백혈병이었다.

 

어느 스포츠보다도 격렬한 운동에 속하는 럭비 선수로 단련한 몸이 백혈병이라니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언제까지 낙담 속에서 방관할 수 없었다. 약물처리로는 한계가 있는 난병이므로 하루 빨리 현 선수의 백혈구와 맞는 도너(골수 제공 희망자)를 찾아야 했다.

 

일본 18만명 한국 4만명 미국 340만명 타이완 22만명이 등록 되었지만 일치하는 도너는 어디에도 없었다. 스물네 살의 현 선수에게 너무 가혹한 시련이었다. 조총련을 중심으로 동료 선수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작년 9월 말부터 <현 태성 청년에게 용기와 힘을!!> 이러한 캐치프레이즈 속에 <백혈병과 싸우는 현 태성 청년을 지원하는 회>를 결성하고 사무국을 <학교법인 오오사카 조선학원>에 두고

 

1. 골수뱅크에 등록(도너 등록)

2. 모금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예상 외로 많은 등록과 모금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같은 민족으로서 어쩌면 서로 일치하는 백혈구 소유 등록자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기대는 이루지 못했으나 그 지원에는 가슴 뭉클한 뜨거움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동포사회에서 어느 개인의 난병 치료를 위해 지원단체를 만들고 조직적으로 안내장과 팸플릿을 돌린 예가 없었다.

 

물론 고국의 남북한 국내에서는 이러한 운동이 일반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일본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본 동포사회에서 처음 일어난 이러한 획기적인 운동 속에 현 태성 선수는 지난 해 후배들의 시합을 그라운드까지 가서 직접 보고 난 후 2월에 이식수술을 했다. 임산부가  해산할 때 생기는 태를 이용한 수술이었다.

 

경과는 좋지만 지금도 무균실에서 투병 중에 있다. 그는 남원읍 위미리가 본적지이며 오오사카 출신이다. 모두 그의 완쾌를 두 손 모아 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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