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표와 밥샙이 12일 김일 추모대회에서 종합격투기룰로 일전을 벌인다. <노컷뉴스>
'한국 프로레슬링의 자존심' 이왕표가 '야수' 밥 샙을 꺾을 비책을 밝혔다.

12일 열리는 고(故) 김일 추모기념대회 '제3회 포에버 히어로'에서 밥 샙과 종합격투기(MMA)룰로 맞붙는 이왕표는 11일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밥 샙의 초반 펀치 러시를 피한 후 테이크다운 시켜 서브미션(관절기) 기술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울트라FC 초대 챔피언벨트'를 놓고 격돌한다.

밥 샙은 한때 K-1 무대를 호령했던 격투기 스타. 2005년 K-1 월드그랑프리 16강전에서 최홍만에 판정패한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살아있는 전설' 어네스트 후스트를 2차례나 KO로 물리친 적 있는 괴력의 사나이다. 특히 초반에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무쇠 펀치가 가장 강력한 무기.

"운동 시작한 후 가장 강적을 만났다"는 이왕표의 말처럼 밥 샙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이왕표는 밥 샙과의 대결을 앞두고 하루 6~7시간씩 강훈련을 소화해내고 있다. 서브미션 뿐만 아니라 복싱 트레이너를 초빙해 펀치 훈련도 병행하며 밥 샙과의 일전을 대비하고 있다.

이왕표는 지난 7일 경기방식 결정을 위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로레슬링룰을 원한 밥 샙과 난투극까지 벌이면서 종합격투기(MMA)룰을 고집했다. 그런 이왕표의 결정에 대부분의 팬들이 의구심을 표시한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밥 샙과의 경기를 앞둔 이왕표의 각오는 비장하다. 그는 "제가 만약 지면 그동안 쌓은 명예를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투혼을 바쳐 격투기룰로 시합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왕표는 오래 전부터 격투기에 매력을 갖고 나름대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초반 격기도를 창시한 후 8년째 선문대에서 학생들에게 격기도를 가르치고 있다.

50이 훌쩍 넘은 나이. 격투기를 하기에 결코 적지 않은 나이지만 "고개 숙인 40~50대 가장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바람도 그는 전했다.

박치기로 인한 후유증 탓에 13년간의 투병생활을 마치고 2006년 10월 26일 세상과 작별한 고 김일 선생은, 생전 자신의 수제자인 이왕표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관장, 나는 정말 박치기를 하기 싫어. 하지만 팬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안할 수가 없어."

75년 스무살 되던 해 김일체육관 1기생으로 들어갔던 이왕표(WWA 헤비급 챔피언)는 밥 샙과의 대결을 앞두고 지난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MMA룰로 하면 프로레슬링룰로 할 때보다 승산은 훨씬 떨어진다. 하지만 많은 팬들이 MMA룰로 싸우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

밥 샙과 이왕표가 종합격투기룰(20분, 3라운드)로 격돌하는 고(故) 김일 추모기념대회 '제3회 포에버 히어로'는 12일 저녁 7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무료.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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