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제주시.서귀포시의 모든 행정력이 양배추 소비운동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특히 제주도는 양배추 소비를 위해 공무원들에게 양배추를 강제로 할당해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공사를 수주한 업자나 호텔, 식당 등에 강매하고 있다.

게다가 공무원들에게 강제로 할당된 양배추의 가격이 시중보다 높게 책정돼 양배추 매취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림 농협만 배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최근 간부회의 때마다 "최근 날씨가 좋아서 양배추가 터지고 있어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긴급한 처방이 필요하다"며 "축정과 한 부서에서만 1억3000만원 어치를 소비하고 있는데, 도시건설방재국에서는 전체적으로 1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좀 더 노력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 때문에 제주도와 제주시.서귀포시는 양배추 사주기 운동을 전 부서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지사는 연봉에서 일정비율(5%)를 반납하고, 4급이상 고위공무원은 연가보상비 전액을, 5급상당 공무원들은 성과상여금의 30%를 갹출해 5억6000만원의 예산을 조성해 양배추 수확작업 인건비로 지원되는 등 양배추 소비에 행정력을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와 양 행정시가 전 부서별로 양배추 판매 실적을 배당해 해당 부서 공무원들이 강제로 할당받은 양배추를 팔고 있지만 일부 공무원들이 공사를 수주한 업체나 호텔, 식당 등에 양배추를 강매하고 있어 문제를 낳고 있다.

17일 열린 제주시 업무보고에서도 박희수 의원은 "최근 제주시의 공사를 수주한 업자로부터 양배추 5000망사를 샀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 사람이 그 많은 양배추를 사서 어디다 쓰겠냐"며 "공사업체에 강매하고 공무원들의 월급에서 일괄 징수하는 것은 70년대 군사독재시절에나 가능했던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민들의 고통분담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는 없다"며 "농민들 스스로의 자구책이 필요하다"며 "큰 수익이 났을 때 농민들 스스로 자금을 마련해 둔다든지 계획생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공무원들에게 강제로 할당된 양배추의 가격도 시중 마트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양배추 1망(양배추 3개 들어있음)의 가격 3000원보다 500원 높은 3500원에 판매되고 있어 양배추 매취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림농협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양배추는 1망의 6~7kg정도 나가는 것으로 보면 되고, 현재 제주도에서 판매되고 있는 양배추는 8~10kg정도 나가 시중보다 500원 높은 것"이라면서 "제주도에서 판매되고 있는 양배추는 모두 한림농협에서 갖고 온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은 양배추 1망의 3500원이며, 도외의 경우 물류비 1000원을 더해 양배추 1망에 4500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판로난을 겪고 있는 양배추 소비 운동에 전 도민이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제주투데이>

 

<양두석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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