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일부터 5일까지 평양에서 있은 남북경제추진협력위원회의 합의에 의해 대북 쌀지원 40만톤 중 국내산 10만톤이 동·서해안에서 각각 5만톤씩 첫 육로로 지원하게 됐다. 장마가 걷치고 초복을 맞아 본격적인 여름철이 다가오는지 아침부터 20도 가까이 치솟는 날씨에 20일 오전 9시 동해지역에서의 첫 육로 쌀 수송 현장을 찾았다.

동해선 고성 통일전망대를 찾을 때에는 벌써 쌀을 실은 대형 트럭들이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앞 광장에 대기하고 있었고, 통일부 직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분주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북한에 지원하게 되는 쌀은 서해안에서는 경의선 도로를 이용해 개성농업전문대학까지, 동해안은 동해선 도로를 따라 고성 금강산 청년역에 지원하게 되어 20일부터 13주(화, 금요일)동안 매일 25톤 트럭 각각 40대로 수송하게 된다.

하루 각각 1000톤씩 매주 4회씩 수송하게 되었는 데 동해안 지역에서는 500톤을 수송하게 되어 있다.

경의선쪽에는 조건식 통일부차관이, 동해선에는 김남식 교류협력심의관이 현장에서 지휘하기로 되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 심의관에게 육로 대북지원의 효과에 대해 묻자 “쌀 지원을 첫 육로로 하게 돼 기쁘면서도 걱정된다”며 “첫 사례가 잘 되어야 동해선을 통한 물자수송이 증가할 수 있고, 러시아횡단철도(TSR) 연결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대북 식량지원이 분배의 투명성 문제로 국내에서 여론이 분분하는 데 대해서는 “작년도에는 내륙지방만 분배확인을 했으나 올해는 매 10만톤마다 내륙과 해안지방을 추가해 현장 확인을 해 분배 투명성에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어 동해선 육로지원단장인 조원규 통일부 담당관은 “경의선, 동해선의 첫 물자 왕래의 시도이고, 이로서 해로와 함께 수송수단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이고 투명성 확보를 위해 모니터링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쌀 수송을 맡은 대한통운의 트럭운전기사인 김승수(45)씨를 만나봤는데 18일 마산을 출발해 구미에서 쌀을 싣고 19일 속초에 도착했다고 했다.

트럭 1대에 40kg짜리 쌀 625포대를 실었다면서 “처음 육로로 쌀 수송과 함께 방북해 감회가 새롭다”는 것이다.

9시20여분경에 김남식 심의관이 인도요원과 운전기사들 앞에서 “첫 육로 수송이니만큼 잘 인도할 수 있도록 힘을 써 달라”는 말로 간단한 수송행사를 마치고 20여대의 트럭이 환송을 받으며 CIQ를 출발해 방북길에 올라탔다.

이로써 대북지원이 육로를 통해 그 첫번째가 식량 수송이 되어 앞으로 13주동안 동·서해안의 비무장지대를 왕래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특히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감 완화와 합의 이행에 한몫이 되기를 빌었다.

아울러 올해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현장확인을 통해 제발 한국 국민들의 뜻과 정성이 그대로 전달돼 북한 주민들에게 골고루 분배되어 어려움을 이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그동안 대북식량 지원은 95년 15만톤을 무상지원 한 것을 시작으로 2000년부터 차관형식으로 태국산 쌀 30만톤과 중국산 옥수수 20만톤, 2002년에 40만톤, 2003년도에 40만톤을 지원했다,

올해는 총 40만톤으로 국내산 쌀 10만톤은 육로로, 외국산 30만톤은 해로를 이용해 지원하게 되며, 추가로 WFP(세계식량기구)를 통해 옥수수 10만톤도 지원한다.

올해 지원하는 쌀은 톤당 300달러에 10년 거치기간을 포함 30년간 상환하기로 하고, 연 1%의 이자율을 적용해 남북협력기금에서 약1626억원, 농특회계에서 약1500억원을 부담하고, WFP를 통한 지원은 2400만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이와 함께 농사용 비료지원은 2000년도에 30만톤(944억원), 2001년도 20만톤(639억원). 2002년도 30만톤(833억원), 2003년도 30만톤(836억원)을 지원했고. 올해는 20만톤(700억원)을 보낼 계획이다.

대북지원에 따르는 분배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돼 국제 식량공여국 및 NGO들이 지원철회와 철수를 한 전력이 있어 정부는 작년 북한 6개 지역에서 12회에 걸쳐 현장 확인을 실시했으며, 쌀포대에 제공자 표시(쌀·40kg·대한민국)를 하기도 했었다.

올해의 분배현장은 매 10만톤의 인수가 끝나는 시점에 동·서해 및 내륙을 각각 1회 이상 확인하기로 했다.
[기사제휴=전도일 기자 http://www.e-goodnews.net]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