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성 자료를 낼 때를 제외하곤 평소 '제스처'가 적었던 제주지검이 26일 모처럼 언론에 대고 소리를 냈다.

이 날짜 한 지역언론의 검찰 관련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선 것이다.

이 언론은 "제주지검의 지난해 검사 직접 검시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검사 직접 검시율은 변사사건이 발생했을때 검사가 직접 사체를 검시(檢視)하는 비율을 뜻한다. 자연사나 각종 사고사로 위장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수치만 놓고보면 이 비율이 낮다는 것은 현장 확인이 소홀하다거나, 변사사건의 상당수가 사인이 명확하다는 두가지 극단적인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언론은 구체적으로 "지난해 4분기 제주지검의 변사체 직접 검시 건수가 3건(2.5%)에 불과하고, 같은해 상반기 직접검시율도 0.4%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제주지검은 2005년 직접검시율이 29.5%로 전국 1위를 기록했으나, 매년 검시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려와 함께 현장 수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에대해 제주지검은 "지난해 변사체 직접검시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강력사건이나 사인이 불분명한 사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해명했다.

누가 봐도 사인을 알 수 있는 건에 대해선 굳이 직접 검시가 필요없고,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았다는 항변이다.

제주지검은 또 올들어 어린이집 여교사 피살사건 등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검사 직접 검시를 강화한 결과 그 비율(6.25%)이 지난해에 비해 6배나 높아졌고, 작년말 전국평균(4.6%) 보다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직접검시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 앞으로 변사체 검시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다짐도 곁들였다.

어쨌든 언론 보도 내용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더구나 강력사건이 잇따른 후 직접 검시를 강화해 그 비율을 크게 높였다는 대목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이날 검찰의 해명 내용을 확인한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난 또 뭔가 했네.."라는 시큰둥한 반응과 함께  "앞으로 잘하겠다는 다짐 아니겠느냐"는 애정어린 시선이 교차했다. <제주투데이>

<강정태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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