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의 입을 통한 홍보가 가장 값진 것"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관문, 제주국제공항 청사 1층에 자리잡은 제주은행 공항지점(지점장 장수종·45)은 제주은행 31개 점포 가운데 365일 24시간 영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주 5일 근무와 함께 은행 점포들이 토·일요일 문을 닫는 것과 달리 이곳에선 내내 직원이 상주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입·출금 등 기본적인 업무는 물론 계좌이체, 송금, 환전 등 모든 은행 거래가 가능하다.

제주은행 공항지점 직원들의 출근시간은 대개 첫 비행기가 뜨고 내리기 1시간 전. 지난 31일의 경우 오사카로 가는 비행기가 30일 결항돼 이날 7시에 뜨는 바람에 5시 30분에 출근해야 했다. 퇴근시간은 대개 9시쯤. 비행기가 끊기는 시간이다. 잔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곧잘 10시를 넘겨 집으로 간다. 행여 심야 전세기가 뜨면 대기해야 한다.

# 직원 9명 상주…국제자유도시 첨병 자부심 커

그들은 그래서 제주의 얼굴이다. 국적에 관계없이 사람과 상품, 자본, 정보의 이동과 유통, 기업·금융활동이 자유로운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마당에 아무리 이른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점포를 닫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환전실적의 통화별 비중을 보면 엔화가 85.3%를 차지한다. 미국 달러화는 12.1%, 최근에는 중국 위안화 환전액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 홍콩과 마카오를 비롯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위안화 사용이 급증하면서, 그동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위안화가 달러, 유로, 엔에 이어 세계 제4의 기축통화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제주은행 공항지점 1977년 5월 개점했다.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제주은행 정예 직원이나 다름없다. 모두 9식구다.

장수종 지점장은 제주은행 서울 분실장 출신. 지난해 1월 부임했다. 은행업은 섬세함을 요하면서도 친절과 신뢰를 요구하는 데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관문이자 제주은행 최일선 영업점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철저한 자기관리와 최선을 다하는 은행원으로 남고 싶다고 한다.

# 첫 비행기 뜨기 1시간 30분 전에 점포 개점

강경돈 차장(41)은 본점 종합기획실에서 9년 가까이 근무하다 지난 1월 이곳으로 왔으며, 오정훈 과장(39)은 여신업무 오랫동안 했다. 외국 관광객과 자주 접하기 때문에 외국어에 능숙한 직원들도 많다.

한국외대 중문학과를 나온 이창윤씨는 중국어를, 유권식씨(30)는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경험을 바탕으로 세련된 영어를 구사한다. 지난 5월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총회 때는 스페인 참가자의 영어통역 자원봉사를 맡아 주한 스페인 대사관으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 또 강현욱씨(25)는 일어에 능숙하며, 박은영(26)은 제주은행 '친절을 만드는 사람들'의 친절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도 행원 김애선씨(29)와 이지미씨(24)도 공항지점의 감초.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부드러움을 잃지 않아 대인관계가 좋으면서도 폭이 넓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제주은행 직원 가운데 시간 외 수당이 가장 많다는 그들. 일이 고된 대신 수당이 많고 근무평점을 잘 받을 수 있는 인기지점이기도 하지만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첨병으로서 그들은 자부심이 더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번 거래한 고객들의 입에서 입을 통한 홍보야말로 가장 값지고 효과적인 홍보라는 신념을 갖고 있기에 지금 그들의 표정에는 올해도 좋은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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