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은 산다' '여자 정혜' '발레교습소'서 열연
 
브라운관을 주름잡던 ‘고참급 여배우’들이 스크린으로 이동, 풋풋한 ‘신인 배우’ 타이
틀을 달고 관객들을 찾아온다. 최근 크랭크업한 영화 ‘귀신은 산다’의 장서희(34)를 비롯, ‘여자, 정혜’의 타이틀롤을 맡은 김지수(32), 극중 발레 솜씨를 유감없이 선보인 ‘발레교습소’의 도지원(38) 등이 화제의 주인공. 30대 여배우 돌풍에 선봉장이 된 이들은 검증받은 연기력과 대중을 끌어당기는 흡입력으로 심은하 은퇴 이후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 영화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 '귀신이 산다' 장서희 "저도 웃길 줄 알아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TV드라마 ‘인어아가씨’로 10여 년의 조연설움을 한 방에 날려버린 장서희. 범국민적인 ‘장서희 다시 보기’ 운동으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 그가 이제는 스크린을 향해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끊임없이 이어진 스크린의 러브콜 가운데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선택한 첫 작품이 바로 코믹호러 ‘귀신이 산다’(제작 시네마서비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로 흥행 3연타를 날린 ‘흥행보증 감독’ 김상진의 신작이란 점에서 9월17일 개봉 이후 추석 성수기 극장가 싹쓸이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코믹연기에 물이 오른 차승원과 호흡을 맞춘 ‘귀신이 산다’는 우연히 싼 아파트에 이사온 ‘필기’와 그 집에 사는 처녀 귀신 ‘연화’가 서로를 내쫓기 위해 전면전을 벌인다는 내용의 대한민국 최초의 ‘인간 대 귀신 주택분쟁 소동극’이다.

감독은 여기서 허를 찌른다. 차승원이 웃긴 거야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TV드라마를 통해 숱한 눈물연기를 선보인 장서희가 설마 웃길까 싶은 것.

어리버리한 귀신 연화 역을 맡아 기대 이상의 코믹연기를 펼친 장서희는 “거꾸로 매달리고 식칼을 입에 무는 등 와이어에 특수촬영에 고생 많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김상진 감독은 “차승원보다 의외로 장서희가 굉장히 웃겼다.

지금껏 보도 못한 이상하고 재밌는 공포물이 될 것”이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한편 ‘인어아가씨’의 해외수출로 동남아에서도 유명세를 떨친 장서희는 홍콩 스타 유덕화와 함께 서극 감독의 신작 ‘칠검하천산’ 주인공으로 캐스팅, 국제적인 ‘한류 스타’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 '발레교습소' 도지원 "못다 이룬 꿈 스크린에서 펼친다."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에서 표독스런 경빈 역을 맡아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도지원은
지난 1990년 연예계 데뷔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한다.

지난 2월 크랭크인한 변영주 감독의 신작 ‘발레교습소’(제작 좋은영화)에서 주연급 조연인 발레교습소 강사 역을 맡은 것. 한양대 무용과 출신으로 데뷔 전 국립발레단에서 활약한 ‘전력’을 상기하자면 이제서야 그녀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맞춤배역이 나타난 셈이다.

인기그룹 ‘지오디’의 윤계상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발레교습소’는 소년과 청년의 사이에 놓여 방황하는 고3 수험생들이 수능이 끝난 후 동네 구민회관에 마련된 발레교습소에 모여 발레를 배우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에피소드를 담은 청춘 성장드라마. 도지원은 여기서 윤계상에게 발레를 통해 인생을 가르치는 교습소 강사로 출연해 전직 발레리나다운 우아한 몸놀림을 선보일 예정이다.

촬영에 앞서 오랜만에 발레슈즈를 꺼내 신은 도지원은 첫 영화 출연에 대한 설렘과 발레리나로서 못다 이룬 꿈이 떠올라서인지 일찌감치 발레교습소를 찾아 연습에 몰두하며 구슬땀을 흘리기도. 안정된 연기력과 이지적인 아름다움으로 TV 속 악녀 이미지를 떨쳐낸 도지원의 스크린 활약이 기대된다.

# '여자, 정혜' 김지수 "섬세한 감성연기 진수 보일 것"

MBC 대하사극 ‘영웅시대’에서 차인표와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는 소리기생 ‘소선’ 역을 맡아 인기몰이 중인 김지수는 신예 이윤기 감독의 데뷔작 ‘여자, 정혜’(제작 엘제이필름)의 타이틀롤을 맡아 특유의 차분한 감성연기를 선보인다.

1992년 SBS 공채 2기로 데뷔했으니 연기 경력만도 13년. ‘보고 또 보고’ ‘온달 왕자들’ ‘흐르는 강물처럼’ 등 숱한 TV드라마 히트작을 배출하면서도 영화엔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으니 그녀를 캐스팅하기 위한 충무로의 물밑작전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본격 여성 감성 멜로’를 표방하는 영화 ‘여자, 정혜’는 어린 시절 아픈 기억과 엄마의 죽음에 대한 상처로 사랑에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여자, 정혜에게 찾아온 사랑의 가능성과 치유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남성중심의 영화 제작 경향에서 여배우가 당당하게 극을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스스로도 강한 애착과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청순가련 여인상에서 당찬 커리어우먼까지 안정적인 연기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그에게도 미세한 감정의 흐름까지 섬세하게 포착해야 하는 이번 영화는 결코 만만치 않은 듯 “지금까지 연기한 작품 중에 가장 어렵다”고 엄살이다.

영화 ‘청연’에 출연 중인 김주혁과는 공인된 연인 사이. 각종 영화상 시상식에서 나란히 커플로 자리할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기사제휴=정부경 http://www.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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