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부터 호스피스 활동 장애인 채용 우선 원칙

▲ 김영수 사장
눈치 있는 사람은 짐작했겠지만 ‘혼디'란 ‘함께'의 제주말이다. 그러니까 ‘너도나도 함께 살자’는 것이 이 회사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처럼 그 회사에는 8명의 직원 중 장애인이 5명이다. 3명의 직원들은 힘들고 거친 일을 맡아 하고, 제조된 물티슈를 박스에 담고, 상표를 붙이고 하는 잔일은 장애인들이 맡아 한다.

그는 서울에서 카톨릭대학을 다니면서 젊어서부터 호스피스 활동을 했다. 호스피스란 세상에서 이제 더 희망이 없는 사람들을 돌봐주고, 그들의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을 지켜봐 주는 역할을 말한다. 그는 서울에서 이 일을 10년이 넘게 했다. 심지어 지금 결혼한 아내 박은정씨(33)와의 인연도 호스피스를 통해서였다.

그는 혼이 떠나버린 시신을 염습하는 일을 500구가 넘게 했다. 이로인해 마음을 다쳐서 우울증에 걸리고, 그 때문에 제주도로 요양 차 왔다가 새 일을 만들게 됐다. 그는 2002년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가 지난 3월 제주시의 ‘기타위생용품 제조업' 등록 제1호로 ‘혼디산업'을 등록했다.

-어떻게 장애인을 직원으로 쓰게 됐는지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제주도민 55만 중에 장애인이 약 10%, 5만 정도가 된다. 그들 중 중증 장애인을 제외하고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데가 없다."

그는 장애인들과 함께 일한다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도 했다. 그는 장애인들과 한 달쯤 견습 기간을 가진 다음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렇게 ‘혼디산업'에 들어온 사람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인정한다.

‘혼디산업'은 서울의 큰 회사와 제휴해 물티슈 외에 실속 있는 세척제 ‘샤크리네'와 ‘센스플러스'라는 탈취제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오전에는 회사에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재료들을 챙겨주고, 도외로 내갈 제품들도 챙긴다. 그리고 오후에는 시내로 나와서 수요처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권한다.

부산에 주당 100박스쯤을 판매하고, 도내에서도 병원과 식당 등 이미 100군데쯤이 그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너도나도 불황으로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판에 힘든 일이야 없으랴. 김사장은 “불황이라 어렵지만 아직 월급을 밀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가 더 어려운 것은 물류비 때문이며, 그러기에 서울의 대형 회사들이 물건을 밀어주는 법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얼마 전 개신교로 개종해서 개척교회인 외도1동 제광제5교회에서 일요일이면 차량을 운행한다. 그뿐 아니라 매주 화요일에는 도내 호스피스 10여 명과 함께 아라동의 한라의료원과 인효원 등에서 말기 환자들의 머리를 깎아주는 등 봉사를 한다.

그의 회사는 아침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지킨다. 그리고 주5일 근무를 하는 것은 장애우들이 체력을 감안한 조치다. 그의 아내 은정씨도 어린 딸을 데리고 직원들에게 점심 식사를 지어 주는 등 동역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어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장애인 30인 채용’이 그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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