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성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지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에 개최된 회의는 한.아세안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협력 관계라는 것은 적어도 당사자간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운전자들 간의 관계도 이와 같이 포괄적인 협력 동반자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은 어느 정도의 불편을 겪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해서는 안 될 일이다.

오히려 운전자들간에 서로 win-win하는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포괄적”이라는 표현을 굳이 덧붙인 것은 운전하는 습관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의 다른 것에도 적용될 수 있는 사소하고도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가 운전 중에 아무 생각없이 창 밖으로 침을 뱉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을 누군가 혐오스러움을 느끼며 우연치 않게 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그 옆으로 지나가다 불쾌하게 맞을 수도 있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의식의 불편함은 이 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의 주차의식도 마찬가지다. 내 기준에서 생각했을 때 “금방”이라는 시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얼마나 긴 시간인지 모른 채, 주차장 입구 앞에 “잠깐” 세우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원칙이다. 운전자로써 지켜야 할 원칙. 자동차의 증가에 비해 시민의식은 성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비례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이는 사회가 개인화되면서 나타난 것일 수도 있지만, 나의 행동에 대한 문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쁘니까, 금방이면 되니깐, 먹고 살기 위해서, 다들 그러는 데 뭘...’과 같은 안이한 생각으로 무질서한 주차를 하는 것은 아닐까. 낯선 사람들끼리도 지켜줘야 하는 최소한의 원칙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질서의식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제주시에서는 그동안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주차장 건설,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쾌적한 환경과 원활한 교통 소통, 보행자의 보행권 등을 위해 노력해 오는 것에 비하여, 아직도 주차질서에 대한 사람들의 문제의식은 부족하다. 주차에 대한 유료에 대한 의식이 부족해서인지 넓은 유료 주차장을 놔두고, 주차금지라고 되어 있는 공간에다 주차를 하는 것은 몇 백원을 아끼려다 몇 만원을 잃게 될 수도 있는 행동이다. 그리고 시민들의 보행에 불편함을 끼치고 혹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해서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운전자 간의 협력 동반자의 관계로 생각을 바꾸자. 그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사람간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이 결코 자기에게 항상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도 당신에게 그럴 수 있으며 당신의 시간을 빼앗고,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서로 lose-lose가 아닌 win-win이 될 수 있는 관계를 더운 날씨에 한번쯤 되새겨 보는 것도 필요하다. <김병성.제주시 교통행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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