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평화축전 민속경기가 24일 북제주군 한림종합운동장에서 펼쳐져 남과 북 교류의 장을 연출했다.

특히 이날 민속경기 예정시간인 오후2시를 조금 넘겨 운동장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은 '지각'을 보상하듯 서커스 묘기를 연상시키는 공연을 펼쳐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날 경기는 오후 1시 북군 한림읍과 애월리새마을부녀회의 풍물팀 '길트기' 공연에 이어 애월읍 하귀2리민속보존회 걸궁팀의 풍물공연이 펼쳐졌다.

곧이어 펼쳐진 전통 마상마예 묘기가 끝나고 조랑말을 탄 기수단의 뒤를 이어 관중들의 박수속에 대형 한반도기가 입장했다.

한반도기 게양과 함께 '평화의 섬' 제주를 상징하는 하얀 비둘기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면서 '환영에서 화합으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식전행사가 막을 내렸다.

대형 한반도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북측 민속경기 선수단이 경기장 안으로 입장하자 관중들의 박수가 이어졌고 '아리랑' 응원단의 평화통일 구호가 운동장을 메웠다.

특히 남측에서도 이미 잘 알려진 북한 유도영웅 계순희 선수와 마라톤의 정성옥 선수등이 한복을 차려입은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당초 예정과는 달리 민속경기는 운동장 한가운데 마련된 모래판 위에서 처음 시작됐다. 남과 북의 선수들이 각각 빨강샅바의 '평화'와 파란샅바의 '통일'팀으로 나뉘어 힘겨루기에 나섰다. 치열한 접전속에 경기결과는 5대3, '통일'팀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날 씨름경기는 남과 북의 상이한 경기규칙을 혼용해 상의를 착용하는 북한식 복장에 모래를 사용하는 남한식 경기장을 사용했다.

이어 펼쳐진 널뛰기는 연이어 하늘높이 치솟는 공중곡예 묘기가 펼쳐졌다. 특히 널을 이용해 공중으로 솟아오른 선수 3명이 '인간 4층탑쌓기'에 성공하자 운동장의 분위기는 최고조를 이뤘다.

또 노란저고리 적색치마 차림의 북측 여자 선수들이 2인1조의 쌍그네뛰기와 외그네뛰기 시범을 보여 도민들의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았다. 이날 민족평화축전 민속경기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경기장 곳곳이 빈자리로 남아 북한 공연팀의 눈부신 교예가 빛을 바랬다. 특히 상당수 관중이 단체입장한 듯 북한 민속공연팀의 그네뛰기 공연을 남겨두고 '썰물 퇴장'이 연출돼 민족축전의 의미를 무색하게했다.

이와 함께 북측 공연단의 경기일정도 예정과 달리 뒤바뀌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국내외 기자 100여명이 취재 경쟁을 벌였고 경찰도 경기장 입구에 검색대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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