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희경씨.
연말연시가 되면 여기저기 TV, 라디오방송, 신문사 등에서는 서로 앞 다투어 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며 기부내용을 경쟁하듯 발표하곤 합니다.

이름과 직함에 걸맞게 수 천 만원을 기부하는 기업체의 대표로부터 몇 백 원을 모금함에 넣는 고사리 손의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표선면은 다른 곳보다 이런 나눔의 문화가 더욱 활발한 곳입니다.
 
이곳에 근무하기 전까지는 표선면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라고 해봐야 성읍민속마을, 표선백사축제, 해비치 리조트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이제 이곳에 온지도 어느덧 8개월이 되어갑니다.
 
이곳에 와서 가장 많이 놀라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주민들의 기부문화입니다.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며 한달에 고작해야 20만원을 받는 김00 할머니는 10년간 모은 500만원을 선뜻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하였습니다.

할머니는 나눌수록 부자가 되는 것 같다면서 웃으셨습니다. 모 식당에서 쌀 100포를 전달하면 그 이웃 식당은 성금 100만원을 선뜻 기부하고, 식당 주인이 기부할 때 식당에서 일하는 한 분은 자신의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장학금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같이 참여하여 더욱 감동하였습니다.
 
여느 곳 같으면 이웃돕기 물품이나 성금 등은 연말연시나 설, 추석명절에 집중되곤 하지만, 이곳 표선면은 성금과 후원의 손길이 1년 내 내 이어지는 곳입니다. 표선면 직원 모두는 월급에서 많게는 10만원부터 1만원까지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여 어려운 가구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사업을 하여 4년 동안 3가구에는 새집을 지어드렸고, 2가구는 집수리를 해드렸습니다.

이러다 보니 단체들도 하나 둘 같이 참여하여 표선라이온스와 주민자치위원회에서도 성금을 모아 집지어주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의 어려운 형편을 도와달라고 하는 사람들을 주로 만나게 됩니다. 국가의 제도가 다 미치지 못할 때에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곳 표선면은 나누면 나눌수록 부자가 되어 행복해지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정말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이런 나눔의 문화가 널리 퍼져 올 겨울이 아랫목처럼 훈훈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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