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는 학자로서 학문의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하며,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끊임없이 발전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소명을 갖고 있다.

왜, 갑자기 교수의 사명을 끄집어냈을까?

제주한라대학교(이하 한라대) 교수들 이야기를 할려고 해서다. 

교수는 우리 사회의 최고 지성으로 불리우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직업중 하나다.

그런데 상아탑에서 학생들에게 진리를 가르쳐야 할 교수들이 툭하면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으로 모인다.

그것도 언론사 기자들을 대동하면서 말이다.

한라대는 최근 여러 가지 문제로 도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도내 사학재단이다.

그동안 ‘교수협의회’가 한라대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고 최근엔 총장과 이사장 퇴진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교수회’가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섰다.

‘대학발전과 미래를 위한 기자회견’을 위해서다.

한라대 ‘교수회’는 ‘교수협의회’를 견제하기 위해 작년 12월에 급하게 만든 또 다른 교수들 모임이다.

20일, 기자회견에서 "대표성이 없는 ‘교수협의회’가 왜곡된 내용을 진실인 양 여론몰이 하고 있다”고 ‘교수회’가 주장했다.

이어 ‘교수회’는 스스로 한라대 교수 144명 중 116명(80.5%)이 가입했다고 밝히면서 “도민사회에 많은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교수회’도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더 노력해 발전하는 모습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대학 내 교수 80% 이상 참여한 ‘교수회’가 대표성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왜, 한라대는 ‘교수협의회’와 ‘교수회’가 번지르한 대학을 나두고 장외(?)에서 언론플레이에 열을 올릴까?

먼저 ‘교수협의회’를 보자.

지난 2013년 3월 총장 주재로 마련한 성과급 연봉제에 대한 전체교수공청회를 계기로 40여명의 교수가 ‘교수협의회’를 발족시켰다.

음악과 강경수 교수를 포함해 5명의 공동의장이 선출되고 ‘교수협의회를 창립하며’라는 내용으로 전체 교수들에게 창립 사실을 알렸다.

그 후 교수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여러 가지 교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면서 ‘교수협의회’와 대학 측이 불편한 관계가 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교수협의회’는 한라대의 애물단지인 셈이다.

상황이 커지자 총장이 개별적으로 교수들에게 직접 연락해 ‘교수협의회’ 탈퇴를 권유하고 회유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갈등은 점점 커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져 급기야 작년에는 ‘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인 강경수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켰다.

‘교수협의회’는 강 교수의 재임용 탈락을 학교 측의 고의적인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여러 가지 학내 문제를 각종 매체를 통해 폭로했다.

이에 총장과 학교 측은 조급해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수회’는 총장의 지시로 급하게 만든 단체라고 ‘교수협의회’는 생각하고 있다.

한라대 ‘교수회’는 창립 추진부터 보직교수들과 총장측근 교수들이 만들어서 일반교수들은 재단의 눈치를 보며 대부분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한라대의 사태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교수협의회’와 ‘총장’ 그리고 ‘교수회’와 ‘교수협의회’의 갈등구조는 점점 커지고 있다.

20일 기자회견장에서 갈등은 증폭됐다.

기자들 사이에 앉아있던 오영주 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이 “기자회견문에 대학평의원회 구성과 관련해 의견 수렴을 거친다고 나왔는데, 교수회와 교수협의회 교수들이 한데 모여 토론을 벌이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봉 교수회 회장은 “이전에 교수협의회는 다른 교수들과 논의를 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등 신경전을 펼쳤다.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다.

동료교수로 지냈던 사이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그 중심에 총장이 있다고 많은 사람들은 얘기한다.

제주한라대 총장은 하루빨리 대학 내 갈등 구조를 풀어야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마음으로다.

그래야 ‘교수협의회’와 ‘교수회’에 속한 교수들이 딴 생각하지 않고 학문에 정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은 가장 민주적이고 도덕적인 상아탑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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