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지금 중국인을 겨냥한 대규모 분양형 콘도 사업이 한창이다.  

이런 현상에는 부동산투자이민제도가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

투자이민제도란 5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구매하면 F2(거주)비자를 주고 이후 5년간 유지할 경우 F5(영주권)을 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제주에선 2010년 2월부터 오는 2018년 4월까지 일몰제로 시행하고 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보면 라온 프라이빗과 아덴힐 리조트, 헬스케어타운 등의 콘도 1,500채가 팔렸고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이 유입됐다. 이들 투자금 중 97%는 중국 자본이다.

이처럼 투자이민제도가 가시적인 경제효과를 가져오긴 했지만 난개발과 무분별한 중국자본 유입이라는 문제점을 초래하기도 했다. 또한 앞으로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또 다른 문제를 파생할 수도 있다.

투자이민제도에 대한 일관성 논란이다.

제주도는 현행 투자이민제도의 투자액이 너무 낮아 무분별하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 조건을 상향 조정 중에 있다.

검토 중인 내용은 5억 원 이상 부동산 구매 조건에 5억 원 이상 제주도개발 채권을 추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제주도의 움직임에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제주의 경직된 투자와 개발에 대한 정책이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줘 외자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이유다.

이렇듯 투자유치 정책을 놓고 정부와 제주도가 갑론을박하는 사이에 이미 들어와 있는 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투자해 달라고 사정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정책을 자주 바꾸는 것은 사업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신뢰감을 가질 수 없게 한다’라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그렇게 되면 현재 JDC가 주도하고 있는 헬스케어타운과 신화역사공원, 그리고 예래휴양형주거단지 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자의 사업들도 투자이민제도 일몰제 때문에 큰 부담을 안게될 것이라는 견해다.

헬스케어타운은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하는 중국의 국영기업인 녹지그룹이 1조원을 들여 전체부지 153만9천㎡의 절반 정도인 77만8천㎡에 '녹지리조트'를 조성하고 있다.

녹지그룹은 한국 현지 법인인 녹지한국투자개발을 통해 1단계로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1천200억 원을 들여 400실 규모의 휴양 콘도미니엄을 완공해 분양했고 2단계로 성형·미용·연구를 콘셉트로 한 의료 연구개발센터와 안티에이징센터 등 의료시설, 건강증진과 운동공간이 될 힐링가든·헬스사이언스가든·워터파크, 힐링스파이럴호텔·텔라소리조텔 등의 사업에 들어갔다.

녹지그룹은 이 두 군데뿐만 아니라 노형동 드림타워에도 투자해 착공 준비 중에 있다. 투자이민제도 일몰제에 걸리는 2018년 이내 공사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신화역사공원은 서귀포시 서광리에 398만5601㎡ 규모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홍콩 란딩그룹과 겐팅 싱가포르의 합작법인인 (주)람정제주개발이 신화역사공원 내 2조원 사업비 규모인 복합리조트를 이미 착공한 상태다.

원래는 지난해 6월 착공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초로 미뤄졌고 2019년까지 단계별로 완공해 나가겠다고 한다.

이에 비해 국내 자본인 라온레저개발은 ‘제주 프라이빗 타운 2차’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어 165만2892㎡(약 50만평) 부지에 콘도 등 1000실 규모의 리조트를 연말에 착공해 오는 2018년 준공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라온 프라이빗 1차 분양은 부동산투자이민제도 덕을 톡톡히 봐 전체 물량을 완판 하는 기염을 토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제주에 몰리는 중국자본이 지금처럼 호황을 누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유는 투자이민제도 일몰제에 크게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래휴양형주거단지와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신화역사공원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대다수 중국인들은 제주의 투자이민제도에 매력을 느껴 여기에 오고 싶어 한다.

만일에 2018년 4월까지 일몰제를 적용한다면 최소한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돼야 그때까지 준공할 수 있다. 일정대로 공사하기 쉽지 않는 분위기다.

다른 이유는 중국의 국내 분위기다.

녹지그룹 관계자는 헬스케어타운 내 콘도 1차 분양 분위기와 최근 2차 분양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1차 때는 높은 열기로 거의 분양을 마무리 했는데 최근 2차 분양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이유는 중국 시진핑 정부가 벌이는 반부패 추방 정책 때문이라고 한다.

제주에 투자이민제도를 편승해 콘도를 사는 중국인은 대부분 중국에서 합법적인 사업으로 돈을 번 부자들이 아니라 음성적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자신과 비정상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명의로 콘도를 구입한다. 즉 검은 돈을 제주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농담으로 제주에 투자한 분양형 콘도를 ‘세컨하우스’ 개념이 아니라 ‘세컨드(?)’용 주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이어온 투자바람이 중국 시진핑 주석이 벌이고 있는 반부패와의 전쟁이 거세지면서 주춤해지고 있다.

금융거래 자료가 전부 노출되는 상황이어서 잔뜩 몸을 사리고 있다.

앞으로 중국인들에게 제주에 건설된 콘도를 분양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녹지그룹 관계자는 중국내 영향력이 큰 시스템을 갖고 있는 자신들도 요즘 분양하기 힘든데 다른 사업자는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 사업자는 일정 부분 초기 자본으로 시작한 후 콘도를 분양하면서 그 자금으로 나머지 사업을 진행한다.

만약에 제주에 유입되는 중국자본이 적어지거나 끊어진다면 제주는 어떻게 될까?

이런 상황이라면 제주경제는 혼란스럽다.

공사는 중단되고 사업 현장은 흉물로 변하게 된다.

다시 외자를 유치하기가 만만치 않다.

제주 개발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하는 대 혼란을 초래 할 수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상황에서 주도면밀하게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한다.

제주에 들어온 각종 개발은 사업자에게만 맡겨버리면 안 된다.

만약에 그들이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떠났을 경우 제주는 심한 후 폭풍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서로 윈·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단 시작한 사업이 시작되면 최대한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경제적인 메리트를 가질 수 있다.

이미 시작한 개발 사업들 ‘남의 집, 불구경 하듯’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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