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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제주콘텐츠진흥원 통합 논란, 제주영상의 미래는?<1>소통 부재, 일방적 영상위 해산...행정편의적 추진 지적
김관모 기자 | 승인 2017.11.14 18:27

15년간 이어져왔던 ㈔제주영상위원회가 해산을 앞두고 있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라는 재단법인 설립에 따라 제주문화기관들이 통합에 들어선 것이다. 당해연도 55억원, 매년 최소 출자금액 5억원 이상. 제주문화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내년에 설립될 진흥원은 제주문화인들에게 언뜻 큰 혜택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흥원 설립 과정에서 도내 영상‧영화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영상위 안에서도 잡음이 들려온다. 문화 통합과 예산 확충이라는 큰일을 앞두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편집자 주>

▲지난 11일 열린 제주영상위원회 이사회. 당시 총회까지 진행하려 했지만 절차상의 문제점이 지적돼 이사회만 열렸다.@제주투데이

도의 일방적 태도에 뿔난 영상위 이사들

지난 11일 제주시 신산공원에 위치한 ㈔제주영상위원회 회의실에서 제2차 이사회가 열렸다. 원래대로라면 이날 총회도 겸할 예정이었지만 이같은 일정은 이사들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당연직 이사인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들이 ‘제주영상위원회 해산 및 청산 계획안 심의의 건’을 들고 나온 것이 큰 이유였다.

작년 5월 이사진이 새로 꾸려진 후 이사회에서 제대로 다뤄지지도 않았던 내용을 갑자기 이사회와 총회로 일괄처리하려 하자 이사들이 반대한 것이다.

이사들은 “오늘 총회로 의결하는 자리인진 토의하는 자리인지 분명히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도 측 이사들이 “해산을 위한 전 단계일뿐 의결하는 자리는 아니다”고 말하면서 이사회만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같은 일정에 이사들은 도의 무성의한 태도를 지적했다. 위원회 해산이라는 큰 이슈를 간담회 형식으로만 진행했을 뿐 이사회나 총회에서 제대로 다룬 적이 없었다는 것. 게다가 해산일을 올해 12월 31일로 못 박고, 진흥원 출범을 위해 반드시 해산해야한다는 말만 되풀이해 공분을 샀다.

A이사는 “이메일로 안건을 받았을 때 토론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며 “현 절차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제주영상위원회의 한 이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제주투데이

절차도 소통도 엉성, 진흥원 설립만 보고 달리는 도정

도는 영상위와 제주아시아CGI창조센터, 제주IP문화콘텐츠분야를 통합해 비영리 재단법인인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을 내년 초부터 출범시킬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이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공약사항이었던만큼 2~3년 전부터 계속 문제가 됐던 일이었다. 하지만 찬반이 극명한 상황에서 도가 충분한 설명을 미뤄왔다는 것이 제주영화인들의 지적이었다. 

진흥원이 설립되면 파이가 커질 것이라는 설명만 할뿐 제주영상위의 향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B이사는 “영상위 해산 이후 영상위의 기능과 역할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이 없었다”며 “왜 해산하는지도 모르고 왜 안 하면 안 되는지도 이사들이 모르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제주영상위원회 건물의 모습@제주투데이

"제주영화인들에게 설명도 없이"...논의의 여지도 없이 부담 떠안은 이사들

충분한 소통이나 공감이 이뤄지지 않아왔다는 사실은 이번 이사회에서 드러났다. 이날 이사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영상위를 해산시켜야 한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C이사는 "영상위가 없어지는 것을 의결해야 하는 것을 알았다면 이사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의 설명이 그동안 부족했던 점을 지적했다

D이사도 “진흥원 설립을 반대하지 않지만 영상‧영화인의 걱정과 우려를 뒤로 하고 해산에 동의해줄 수 없다”며 “영상‧영화인을 대상으로 설명회나 간담회 등을 추진하고, 위원장 선정과 자율성 보장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진흥원 설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내의 영상‧영화인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안을 도가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일부 이사들은 “도가 추진하고 있으니 결국 될 것이고 반대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는 자조적인 말들도 나왔다. 그동안 도의 일방적인 추진이 수시로 있어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로케이션 촬영 협조와 지원이라는 영상위의 초기 본연업무만 두고 나머지를 흡수하는 방안은 가능한 것인가”라는 일부 이사들의 질문에 공무원들은 “있어서는 안 될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어떻게든 해산하도록 설득하고 소통하겠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었다. 영상위 해산이 진흥원 설립의 절대 조건이었던 셈이다. 

따라서 다양한 방안이나 대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길이 막힌 채 영상‧영화인들에게 설명회를 하는 셈이 된다.

당장 한국영상위원회와 제주영화인들 단체는 공식적으로 영상위 해산 절차를 비민주적 졸속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앞으로 한달 반의 시기, 도정의 소통능력이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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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기자  whitekg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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