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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멀티학생들, 두달만에 다시금 캠퍼스서 저항운동 재개교무처 조사결과에 "제 식구 감싸기 조사" 반발
"이의제기 절차 생략, 조사결과 유출 사실상 못하도록 협박성 글 보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김관모 기자 | 승인 2018.09.03 16:59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갑질교수 파문 이후 두달여만에 학생들이 다시금 캠퍼스에 모여 대대적인 저항운동에 나섰다.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4학년 학생들이 학교 교무처의 갑질교수 조사결과에 반발하며 캠퍼스에서 시위에 나서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4학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제대멀티) 학생들은 3일 오후 12시 제주대 정문 앞에서 학교 교무처의 조사결과에 반발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제대멀티 학생들은 제주대 교무처가 진행했던  조사결과 다른 제주대 학생들과 함께 연대하며 정문부터 제주대 본관까지 행진했다. 

◎두달만의 캠퍼스 집회, 학생들이 모인 이유는?

학생들은 ▲교무처 조사를 전면 재조사해줄 것과 ▲조사위원에 외부인사도 참여시킬 것, ▲조사결과를 전면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한,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전면적인 재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제대멀티는 지난 6월부터 갑질 및 성희롱 의혹으로 전 모 교수 등 해당학과 교수들을 학교측에 고발하고 조사를 촉구했다. 이후 학교 교무처는 해당교수 및 관련 교수들의 갑질행위를 집중 조사해왔다.

이에 제주대 교무처는 이번 사건 당사자들에게 지난 8월 30일 해당 조사결과 내용을 송부했다.

하지만 이 결과를 받은 학생들은 절차와 내용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먼저 제대멀티는 교무처가 조사결과를 뒤늦게 통보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학생들은 "이미 24일 조사결과가 완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을 28일 기자회견이 지난 이후 발송했다"며 인권센터, 연구윤리위원회와 달리 교무처가 결과를 늦게 발송한 사유가 무엇인지 캐물었다.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4학년 학생들이 학교 교무처의 갑질교수 조사결과에 반발하며 캠퍼스에서 시위에 나서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또한 학생들은 인권센터와 연구윤리위원회 조사와는 달리 교무처 조사는 이의제기 절차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제대멀티는 ''총장과 8월말 마지막 면담이 있었을 때 교무처의 조사결과는 이의제기 신청 절차가 없다는 말을 들었었다"며 "이의제기조차 할 수 없는 절차에 이의제기를 받아달라고 학교측에 요청했지만 공적으로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고 규탄했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조사위원이 모두 제주대 내부인사로 구성됐다는 점도 제기됐다. 제대멀티는 "교무처의 조사결과는 학생들의 증거가 무시된 채로 전 교수의 증언에 힘이 실려 있었다"며 "교무처 조사팀은 내부인사로만 구성돼있으니 '제 식구 감싸기'가 이뤄진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따라서 재조사를 실시하고 조사위원에 외부인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변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학생들은 학교측이 조사결과를 유출하지 말아달라며 협박성 문구를 기재했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학교측은 학생들에게 조사결과를 송부하면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본 사건 처리와 관련하여 알게 된 조사결과의 내용과 개인신상 정보 등이 누설되어 신고인, 피신고인의 권익이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누설·유포 등 위반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민사상 형사상 책임이 있을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보냈다.

이에 학생들은 총장과의 면담에서 조사결과를 유출하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었다며, 이는 사실상 조사결과를 유출을 막기 위한 협박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지금도 학생들은 이같은 압박 때문에 조사결과 내용을 자신들이 공개하지 못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학교측이 책임지고 조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4학년 학생들이 학교 교무처의 갑질교수 조사결과에 반발하며 캠퍼스에서 시위에 나서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학교측 학생들의 불만, 오해로만 바라봐"...조사결과 축소·왜곡 비판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조사결과 내용이 축소 및 왜곡돼있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학교의 조사결과 중 전 모 교수의 조사 내용이 많은 부분이 단지 전 교수의 입장만 적어놓은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먼저 '고가의 공모전 참가 강요건'에 대해 교무처는 '전 교수가 공모전을 통해 수업시간에 진행한 결과를 국내외 디자이너와 겨뤄보고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거나 입증할 수 있는 유익한 과정으로 안내했다고 진술'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교수가 위 내용을 학생들에게 안내한 사실이 없으며, 공모전에 출품하도록 수업시간에 강요했다"며 "그 작품 진해과정에서 학생들은 셀수 없는 인격모독적 발언과 성희롱, 폭언 등을 감내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후 공모전 입상했을 경우 교수의 이름을 넣은 판넬 액자를 해당 공모전 상금으로 구입해 학교 복도에 전시했다"며 "국내 공모전에는 교수의 이름을 넣지 말고, 국외 공모전에만 교수의 이름을 넣으라고 지시했었다"고 고발했다.

▲제대멀티 학생들이 제주대 본관 앞에서 '제주대 학내 조사내용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규탄성명을 낭독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또한, 교무처는 조사 결과에 '학생들 또한 공모전 미참가로 인해 불이익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제대멀티 학생들은 "교수의 지시를 거부할 경우 불이익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해 무조건적으로 공모전에 참여했는데, 이는 학생의 의지가 아니라 교수의 위력에 의한 강제였다"며 "학교측은 학생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공모전 참여 여부에 따른 이익이나 불이익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전 교수의 사업비 사적사용 건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2016년 전 교수가 학교 사업비로 집성목 목재를 구입하고, 이를 자기 집 인테리어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측은 '행사용 전시대로 일부 사용하고, 나머지는 실기실에 보관하고 있어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학생들은 "집성목 목재는 '옥상외 스프레이실'에 보관돼있었는데 전 교수가 조교에게 키를 문의했고, 이후 교수가 그 키를 잃어버렸다고 했다"며 "페스티벌 행사 중 학생들이 교수의 공사중인 집을 방문했을 때, 교수의 집 인테리어에 해당 목재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교수가 학생들에게 전시에 목재가 필요없음에도 집성목을 전시에 사용하도록 지시했다"며 "사용한 양은 구매한 크기에 비해 극소량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제대멀티 학생들이 제주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또한, 해당학과의 A조교나 B교수의 조사결과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학교측이 조사과정에서 교수의 지적이나 발언이 '학생들의 불만을 야기했다'거나 '오해를 일으켰다'는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었던 것. 이에 학생들은 "학교가 문제를 가볍게 넘어기고 있다"며 "우리는 단지 불만을 표현하려고 이 일을 시작한게 아니다. 대화로 풀 수 없을 정도의 지권남용과 인권모독이 지난 수십년간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은 인권센터에서 이미 증언한 내용이 교무처 조사결과에서는 '학생들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아 더 확인할 수 없다'로 처리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교무처의 조사가 미온하고 편파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송석언 제주대 총장과 대면해 제대멀티의 요구사항을 직접 전달하고 재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학교측은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검토하고 조만간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대멀티 학생대표가 송석언 총장에게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 김관모 기자

한편, 제대멀티는 대학 정문 앞에서 전면 재조사와 전 모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제주대 총학생회도 제대멀티를 전면 지지하며 연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문성빈 제주대 총학생회장도 집회에 참여해 "대학당국은 증거를 무시하고 교수의 진술에 의존하는 등 누가 봐도 합리적이지 못한 결과를 통보했다"며 "대학당국은 학생들에게만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 대학이 누구를 위한 곳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물을 수밖에 없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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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기자  whitekg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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