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담화문서 제주공항 "안전 위협 수준" 발언

제주지방항공청 관계자 "제주공항 안전하게 운영 중이다"

"항공기 안전 고려해 슬롯 배분해"

"항공기 이착륙 수 많다고 위험에 직결된다는 건 오해"

(자료사진)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제2공항 관련 담화문을 발표하며 제주국제공항의 안전 문제를 거론했다. 현재 제주국제공항에 항공기가 붐벼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제2공항 건설 추진 근거로 내세운 것.

원 지사는 이번 담화문에서 ‘안전’이라는 단어를 5차례에 걸쳐 사용했다. 자칫 항공기 이용자들의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 <제주투데이>에서 취재한 결과 원 지사의 제주공항 항공기 안전 위협 발언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지사가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항공기 공포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지방항공청 항공관제과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에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제주공항이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현재 제주공항 상황을 항공기 안전이 위협 받고 있다는 표현을 해도 되는지 묻자 “수용능력이 벗어나면 수용범위 내에서 운영되도록 안전한 상태로 유지한다.”고 답했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하는 것이 항공 관제업무의 기본이며 제주국제공항 역시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

그는 이어 “관제 업무량을 유지한다거나 흐름을 조정해 수용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위험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재 수용량 내에서 슬롯을 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사진=제주투데이)

슬롯(slot)은 항공기에 배분하는 출·도착 시간대를 말한다. 슬롯이 증가하면 그만큼 출도착 항공기가 늘게 된다. 아무리 항공기 이용객이 증가한다 하더라도 슬롯을 무한대로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항수용능력에 따라 슬롯 역시 조정되기 때문. 현재 제주국제공항의 1시간당 슬롯은 35대로 1대는 항공기 환자 발생에 따른 회항 등으로 인한 비상상황을 대비해 예비로 남겨두고 있다.

슬롯 조정 등의 업무는 제주지방항공청 안전운항과에서 맡는다. 안전운항과 관계자는 현재 슬롯이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이냐는 질문에 “항공기 안전이 확보되는 범위에서 슬롯을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슬롯을 배정할 수는 없다는 것.

운항과 관계자는 이어 “(항공기가) 2분에 1대씩 뜨는 게 너무 많은 것 아니냐 하는데, 안전을 고려해 배정한다.”며 “기상 문제 등으로 회항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교통본부에서 항공교통흐름관리 시스템으로 조정한다. 이 역시 안전을 위한 조치다”라고 강조했다,

기상여건 등으로 인한 항공기 지연으로 승객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한 조치로 항공기 지연과 안전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 그는 이어 “뇌우가 친다거나 기상상황이 달라지거나 하면 (항공기가) 체공하거나 해서 지연이 발생하는 거지 항공기 위험 초래는 아니다. 이를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슬롯은 안전에 맞게끔 배정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항공이 안전에 위협이 되는 수준으로 슬롯을 배정하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슬롯은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배정하고 조정하는 것”이라며 “(항공기) 교통량이 늘어나면 주기장 지상 체류시간을 늘린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다. 슬롯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슬롯 수 혹은 항공기 이착륙 횟수를 항공기 안전 문제와 직접 연계하는 것은 오해라는 지적이다.

결국 원희룡 지사가 제대로 된 이해 없이 항공기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제주국제공항을 드나드는 항공기 이용자들의 공포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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