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출마자들은 지금의 제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또 제주의 내일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제주투데이>는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해 총선 후보들이 제주 지역 현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묻고, 들었다. 각 선거구 후보들이 지역 현안과 갈등에 대해 제시한 해법과 공약을 소개한다. 원내 정당 후보와 지난 1월 제주투데이, 제주일보, KCTV제주방송, 헤드라인제주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공동으로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3.0% 이상 지지를 얻은 후보가 대상이다. 각 후보 일정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 순서에 따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강은주 민중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18일 제주시 이도일동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강은주 민중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가 지난 18일 제주시 이도일동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전 진보정당의 역사와 함께 한 사람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제2공항에 반대하겠다며 나온 사람이 아니라 민주노동당부터 통합진보당, 민중당에 이르기까지 함께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제주시 이도일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강은주(50) 민중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는 자신의 첫 번째 강점이자 장점으로 ‘진정성’을 꼽았다. 10년이 넘도록 진보정당에서 활동하며 노동자와 농민을 위해 쉼 없이 싸워왔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소수정당 지역구 후보로 나서면서도 자신있는 이유다. 지금까지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가 이번에 ‘통 큰’ 결단을 내리게 된 배경을 들어봤다.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가진 의미는.

-민중당은 촛불항쟁 통해서 만들어진 정당이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목표는 자유한국당(지금의 미래통합당)을 저지하고 적폐를 청산해 촛불항쟁에서 못다한 과제를 이루자는 것. 또 지금문재인 정부는 우경화하고 있다. 현 정권의 친재벌 위주 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동자와 농민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게 우리 정당의 목적이다. 우리 당원을 보면 노동자가 50%를 넘는다. 대부분이 노동자인데다 비정규직이다. 노동문제는 우리 삶의 문제인 것이다. 농민도 마찬가지다. 노동자와 농민이 단단히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라도 우리 힘으로 한 번 해보자는 결의가 있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배경은.

-이번 선거에서 민중당의 정책을 실현하고 정당을 강화하는 게 최우선의 목표이다. 이밖에 제2공항 문제가 컸다. 단순히 공항 하나를 더 짓겠다는 차원을 떠나서 제주의 미래가 없는 길로 가고 있는 걸로 보인다. 강정해군기지와 연결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제2공항은 공군기지와 연계돼 추진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제주는 동북아의 화약고가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이 들었다. 지금까지 제주지역이 개발 중심으로 갔다면 그만 ‘스톱’하고 제주의 가치를 실현하고 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주가 나가야 한다. 또 중요한 건 도민의 미래는 도민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고민들이 나를 이 자리로 나서게 했다. 

강은주 민중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18일 제주시 이도일동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강은주 민중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강은주 선거사무소 제공)

▶본인이 당선돼야 하는 이유는.

-제주시을 지역에서 제2공항에 반대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의 입장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대충 눈치 보면서 입지만 세우려 한다. 제주지역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엔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제2공항에 대해 어떤 대안을 갖고 어떻게 하겠다고 뚜렷이 말하지 않는다. 미래통합당 부상일 예비후보는 말할 것도 없다. 제2공항과 관련해 반대라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후보는 저밖에 없다. 요즘 제주시을 주민분들을 만나면 ‘이번 선거에선 찍을 진보정당 없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지역에선 있네요’하는 말씀을 해주신다. ‘정말 진보답다’는 말을 듣는 정당 후보가 민중당 강은주다. 또 여성을 강조하고 싶진 않았지만. (웃음) 제주 여성들은 정말 멋지다. 가장 존경하는 분들이 할머니와 어머니다. 그분들이 가진 제주 여성의 옹골찬 기질을 이어받아 변화의 새바람을 일으킬 자신이 있다. 

▶다른 후보와 비교했을 때 자신의 강점은.

-네 가지다. 첫 번째로 전 진보정당의 역사와 같이 한 사람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제2공항 반대하겠다고 해서 툭 튀어 나온 사람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때부터 통합진보당, 민중당에 이르기까지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다. 둘째로 책임감이다. 이번 선거에 직접 나서는 데 좀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도당위원장의 자리에서 모른 척할 수 없었다. 좀 아쉬운 건 이번에 제주지역 선거구 3곳에 모두 후보 내고 싶었는데 재정적 여력이 안 돼서 못한 것이다. 그리고 할머니와 어머니께 물려받은 강한 생활력. 마지막으로 잘 싸운다는 것. 투쟁 현장에 가면 항상 제가 있을 것이다. (웃음)

▶대학생 시절부터 학생 운동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운동에 직접 나서게 된 계기는 4·3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4·3은 폭동으로 배웠는데 알고보니 학살이었다. 80년 광주민주화 운동과도 겹쳤다. 그동안 내가 알았던 세상과 역사를 다시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제가 88학번이다.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라 엄청나게 싸웠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교문 앞에서 4·3 진상규명하라면서 열심히 학생운동을 했다. 지금은 벚꽃거리로 잘 알려진 제주대 앞은 ‘최루탄 거리’였다. 벚꽃잎이 날리는데 최루탄 냄새가 진동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4·3 진상규명을 외친다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강은주 민중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18일 제주시 이도일동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강은주 민중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가 지난 18일 제주시 이도일동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당선된다면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일은.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을 바꾸고 싶다. 특히 난개발을 야기하는 개발과 관련한 조항은 폐기하고 대안을 입법화하겠다. 제주도가 정말 생태평화도시로 가는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관광업 비중이 높은 제주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타격이 심하다. 관광이 제주의 살 길인가. 검토해야 한다. 비자림로와 동물테마파크, 제2공항,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등은 강정해군기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민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제주의 정체성을 잘 따지며 정리를 해야한다. 개발은 더 이상 안 된다. 개발 중심의 제주도가 되어선 안 된다. 

▶당선된다면 1호로 발의하고 싶은 법안은.

-노동보험을 제정하는 것. 지금의 노동법인 근로기준법은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나 인턴으로 고용돼 겪어야 하는 최저임금, 열악한 처우 등이다. 비정규직은 말할 것도 없고. 이들이 실질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정규직 중심의 고용보험이 아닌 5인 이하 사업장과 가족 사업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 노동보험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노동법원을 설립하는 것이다. 일하다 죽거나 쌍용차 같은 집단 해고 문제. 부당한 일을 겪고도 이를 바로 잡으려고 하면 그 과정과 절차들이 노동자를 더 피 말리게 한다. 1대1로 소송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정법원이나 행정법원처럼 한 명이 승소하게 된다면 동일한 사례로 소송을 한 다른 노동자도 같은 판결을 적용받을 수 있어야 한다. 노동문제를 전문적이고 실질적으로 신속하게 해결하는 노동법원이 만들어져야 한다. 농민과 관련해선 기초농산물 공공수급제도를 정부가 책임지고 도입하고 농민수당을 지급하는 법안을 만들 것이다. 노동자와 농민 중심의 정책을 많이 만들고 이를 실현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원희룡 도정 6년을 평가한다면. 

-한 마디로 말하겠다. 우린 투잡(two-job) 도지사 필요없다.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민이 아니라 서울특별시민이니 돌아가라.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더 이상 제주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주도의 미래와 도민의 운명을 결정짓는 선택을 해달라. 그게 이번 4·15총선이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인데 잘 극복해나갔으면 한다. 특히 고생하시는 의료진에게 감사드린다.

강은주 민중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가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은주 선거사무소 제공)
강은주 민중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가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은주 선거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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