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가 지난달 267억여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내며 결국 시내면세점을 철수한 데 대해 제주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공사 사장이 “자본금 증자가 필요하다”고 말해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18일 오전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는 제382회 임시회 1차 회의를 열어 ‘제주관광공사 면세점 철수 관련 현안보고’를 진행했다. 

이날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오라동)이 박홍배 사장을 상대로 향후 공사 운영 계획 등을 물었다. 

이에 박 사장이 “공사의 설립 목적은 지역경제 발전과 관광산업 육성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민 세금을 안 받고 자립하는 것이 시내면세점을 시작하게 된 궁극적 목적”이라며 “이번에 느낀 부분은 너무 면세점 사업에만 집중하다 보니 관광마케팅 역할이 취약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만 면세점 등 정리할 부분을 정리하고 마케팅 중점으로 가고 면세점의 경우 지정면세점에 올인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그 과정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의 협력 등을 치밀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공사의 수권자본(발행할 권한이 수여된 주식)은 500억원인데도 불구하고 납입자본(회사의 실질적 자본으로서 주주가 실제로 납입한 자본금)은 5~6년째 150억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혀 증자가 안 되고 있는데 다른 시도의 경우 저희보다 직원도 적은데 자본금이 충분하게 있고 인건비의 경우 50억에서 80억원 정도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고 있다”며 자본금 증자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도중 이경용 위원장(미래통합당·서귀포시 서홍·대륜동)이 “사장님, 그런 말씀하실 자리가 아닌 거 같다”고 말을 끊었다. 

이승아 의원은 “지난 2017년부터 제주도에서 총 127억원에 이르는 재정 지원이 있었다. 그런데도 부족하다? 위험한 발언”이라며 “도민사회에선 제주관광공사가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공사가 진행하는 대행사업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인건비와 운영비가 커지게 되고 이에 따라 재정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며 “지난 회의에서도 이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도 했고 오늘은 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희망적인 답변을 바랐는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사장은 “좀 더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며 “지정면세점을 활성화하는 데 올인해서 도민 혈세가 안 들어가는 방향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공사는 지난 2016년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 롯데호텔제주에서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하지만 국내 사드(THADD)배치 결정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지난 2018년 1월 신화역사공원 내로 이전했다. 이후에도 적자 운영이 계속되자 지난해 11월 시내면세점 철수를 공표하고 지난달 29일 면세점 특허를 반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