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더큰내일센터, 닫혀있던 작품 세계 열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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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더큰내일센터, 닫혀있던 작품 세계 열어줘”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0.28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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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인재 1기 자기주도 과정 김희원씨(드로잉 분야)
“전문가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 작품 활동에 큰 도움”
“입도 1년, 관광지로만 생각했던 제주 다시 바라보게 돼”

제주더큰내일센터는 매년 2회에 걸쳐 만 34세 이하의 청년을 선발, 최대 2년간 월150만원 상당의 생활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4월 또는 10월에 입소하는 참여자들은 6개월간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센터 내부교육 이수 후 희망진로에 따라 취업·창업·자기주도 과정으로 나뉘어 18개월 동안 경험을 쌓고 성장해 나간다. 이 중 대다수의 취업 또는 창업 희망형 참여자들과 달리 문화예술 등 특정분야에 한해 엄격한 심의를 거쳐 자기주도 과정을 밟는 이들이 있어 만나봤다. <편집자주>

지난 23일 제주시 오라동 제주더큰내일센터 4층 로비에서 '탐나는인재' 1기 김희원씨가 자신이 펴낸 드로잉북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탐나는인재 1기 박종호씨)
지난 23일 제주시 오라동 제주더큰내일센터 4층 로비에서 '탐나는인재' 1기 김희원씨가 자신이 펴낸 드로잉북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탐나는인재 1기 박종호씨)

“혼자서 작업할 땐 작품 활동이 나만의 세계 안에 갇혀있었거든요. 그런데 제주더큰내일센터에서 멘토를 만나면서 그전까진 닫혀있던 세계가 열리게 된 것 같아요. 제 작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게 된 거죠.”

지난 23일 제주시 오라동 더큰내일센터 4층 로비에서 만난 김희원(35)씨는 지난해 첫 ‘탐나는인재’ 1기로 선발됐다. 센터 내부 교육인 기본공통교육(3개월)과 직무심화교육(3개월)을 이수하고 지난 4월부터 자기주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드로잉(일러스트) 작가를 꿈꾸고 있다. 

김씨는 다른 지역에서 산업 디자인과 관련한 일을 하다 그만두고 지난해 10월 제주도에 왔다. 페이스북에서 ‘탐나는인재’를 선발한다는 광고가 그를 이끌었다. 오랫동안 자신이 좋아했던 ‘그림을 그리는 일’을 평생 ‘업(業)’으로 삼을 순 없을까 고민하던 그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어리지 않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둔 만큼 주변의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여기서 너무 소중한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생활하고 있으며 주말에도 쉬지 않고 계속 작품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김희원씨가 펴낸 '제주오일장 드로잉북' 중. (사진=김희원씨 제공)
김희원씨가 펴낸 '제주오일장 드로잉북' 중. (사진=김희원씨 제공)

‘탐나는인재’ 커리큘럼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건 전문가와 멘토링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평소 좋아했던 작가들과 일대일로 만나는 방식이 김씨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줬다. 그의 작품 세계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점차 밖으로 뻗어갈 수 있었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강연을 들을 땐 망설일 수도 있는 질문들까지 다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예를 들어 어떤 종이를 써야 할지, 또 어떤 붓을 써야 할지 같은 사소한 질문들. 이런 걸 자유롭게 물어보고 들을 수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또 전문가에게 제 장점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어서 작품의 방향성도 잡을 수 있게 됐죠.”

그는 지난 1년간 <어쩐지, 제주에 오고 싶었어>와 <제주오일장> 등 두 권의 독립출판 그림책을 펴냈고 지금은 제주 곶자왈의 생태적 가치를 담은 그림책을 제작하고 있다. 김씨의 작업이 제주와 맞닿아 있는 이유는 제주가 단순히 관광지 이상의 가치를 품고 있는 섬이란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곳에 와서 처음 6개월을 마을 답사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제주의 역사와 사회 문제 등을 공부했어요. 센터에서 참고하라는 도서도 빠짐없이 읽었구요. 그러다 보니 제가 제주에서 하고 싶은 게 뭔지 알게 됐고 제주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게 되더라구요.”

김희원씨가 펴낸 '제주오일장 드로잉북' 중. (사진=김희원씨 제공)
김희원씨가 펴낸 '제주오일장 드로잉북' 중. (사진=김희원씨 제공)

김씨는 특히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이라는 공간에 큰 매력을 느꼈다. 대형마트에선 볼 수 없는 사고 파는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정이 오가는 문화가 있었다. 제주어가 생경한 그에게 청각나물을 요리하는 법을 친절히 알려주던 나물 파는 ‘할망(할머니를 친근하게 부르는 제주어)’의 얼굴은 지금도 그를 미소 짓게 한다. 

김씨는 탐나는인재 1기로서 ‘출장 프로그램’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당장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과 관련한 행사에 참여하는 기회가 더 늘었으면 좋겠다”며 “책이나 인터넷으로 접하는 것과 실제로 가서 보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이런 ‘인풋(input)‘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현재 6개월 프로젝트로 곶자왈 드로잉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은 내년 5월 서울에서 전시하기로 계약까지 마무리된 상태다. 일러스트 작가로서의 삶을 이제 막 시작한 그는 ‘탐나는인재’에 지원하려는 청년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그는 “여기 들어오면 1년, 2년이 아깝지 않게 미리 계획을 가져오는 것도 좋지만 이것저것 경험하다 보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다. 여러 시도를 해보며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제주더큰내일센터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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