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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했던 작가의 꿈, 업(業)으로 재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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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했던 작가의 꿈, 업(業)으로 재현하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1.04 14:4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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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더큰내일센터 탐나는인재 1기 자기주도 과정 박종호씨
“협업·멘토링 경험, 작가 생활을 지속가능케 하는 방향 제시”
“마치 학교 같아…기초 교육과정 만만치 않아 각오 필요”

제주더큰내일센터는 매년 2회에 걸쳐 만 34세 이하의 청년을 선발, 최대 2년간 월150만원 상당의 생활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4월 또는 10월에 입소하는 참여자들은 6개월간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센터 내부교육 이수 후 희망진로에 따라 취업·창업·자기주도 과정으로 나뉘어 18개월 동안 경험을 쌓고 성장해 나간다. 이 중 대다수의 취업 또는 창업 희망형 참여자들과 달리 문화예술 등 특정분야에 한해 엄격한 심의를 거쳐 자기주도 과정을 밟는 이들이 있어 만나봤다. <편집자주>

지난달 29일 제주시 조천읍 스위스마을 단지 내 박종호씨가 입주전시를 진행하는 갤러리 앞 대형 공기 조형물이 앉아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달 29일 제주시 조천읍 스위스마을 단지 내 박종호씨가 입주전시를 진행하는 갤러리 앞 대형 공기 조형물이 앉아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달 29일 찾은 제주시 조천 스위스마을 단지. 새파란 가을 하늘 바탕에 알록달록한 물감으로 그려놓은 듯한 조그마한 집들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서 있다. 그중에서도 높이가 3미터 가까이 되는 하얀 인형이 앉아있는 집이 눈에 띄었다. 

도톰한 입술에 담담한 표정을 짓는 공기 조형물이 기대어 앉은 건물은 박종호씨(27)가 입주작가로 들어간 갤러리 공간이다. 조형물 ‘인중이’를 포함해 네 점의 회화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박씨는 지난해 제주더큰내일센터 ‘탐나는인재’ 1기로 선발돼 지금은 자기주도 프로젝트로 ‘소통하는 드로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양화를 전공한 박씨는 “학교를 졸업한 뒤 작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예술재단도 알아보고 서울에도 가보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던 중에 지인을 통해 더큰내일센터에 지원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제주시 조천읍 스위스마을 단지 내에서 입주전시를 진행하는 박종호씨를 만났다.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달 29일 제주시 조천읍 스위스마을 단지 내에서 입주전시를 진행하는 박종호씨를 만났다. (사진=조수진 기자)

센터에 합격하고 다니면서 초반엔 걱정이 더 컸다. 팀을 꾸려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젝트가 많은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주로 개인 작업을 해왔던 박씨에게 생소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엔 적응이 잘 안 돼 ‘나와 이 프로그램의 결이 안 맞는 건가’하는 의문과 ‘과연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박씨는 이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 팀 프로젝트 발표 자료에 쓰이는 아이콘이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무를 맡았다. 또 작품 활동을 업(業)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분야 간 협업을 경험하기도 했다.

“센터는 취·창업에만 초점을 맞춘 기관이라기보단 마치 하나의 학교 같았어요. 각자 같으면서도 다른 꿈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팀 프로젝트를 꾸려나갔습니다. 인성 교육도 받고 여러 분야의 책도 많이 읽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관점에서 제 작업을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이 됐어요.”

박씨가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멘토링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개인 멘토링(mentoring) 시간엔 일대일로 작업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많이 배웠고 단체 멘토링 시간엔 나를 깨우는 자극이 됐다”며 “특히 한 멘토가 ‘자신의 보물인 역량을 위해서 투자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제주시 오라동 더큰내일센터 4층에서 만난 박종호씨가 자기주도 첫 프로젝트로 진행한 '초상화' 첫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지난달 23일 제주시 오라동 더큰내일센터 4층에서 만난 박종호씨가 자기주도 첫 프로젝트로 진행한 '초상화' 첫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지금까지 평면 위에서만 작업을 해왔거든요. 그런데 멘토링을 통해서 다른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내 작업이 꼭 평면으로만 있을 필요는 없겠다’, ‘입체적으로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들…. 조형물을 직접 만들 수 없다면 이걸 만들 수 있는 회사를 찾아가야겠다. 그렇게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 거에요. ‘절대 할 수 없겠다’던 생각을 깰 수 있게 해줬습니다.”

새로운 고민 끝에 탄생한 작품이 스위스마을 갤러리 앞을 지키고 있는 ‘인중이’다. 박씨의 자기주도 과정 첫 작업은 ‘초상화 프로젝트’였다. 사회적 약자를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이다. 첫 번째 주인공은 어머니였다. 

“어머니의 지금 모습이 아니라 젊고 아름다웠던 모습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머니가 저보다 어렸을 시절 사진을 찾아봤는데요. 지금은 백발이 됐는데 그 사진 속엔 아리따운 소녀가 있더라구요. 정말 많이 울면서 작업했어요. 세월이 지나며 많은 사건 사고와 아픔들이 그때 그 소녀를 지금의 어머니로 만들었다고 생각했고 이 부분들을 초상화에 담았습니다.”

제주시 조천읍 스위스마을 단지 내 박종호씨가 입주전시를 진행하는 갤러리 내부 한 벽면에 관람객의 소감을 붙여놓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시 조천읍 스위스마을 단지 내 박종호씨가 입주전시를 진행하는 갤러리 내부 한 벽면에 관람객의 소감을 붙여놓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그는 자신의 어머니에 이어 장애인 2명을 대상으로 초상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인터뷰이가 직접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통’ 비중을 키웠다. 박씨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중요한 키워드를 뽑아내고 이를 표현하는 도안을 그린다. 인터뷰이가 도안 위를 색칠하면 초상화가 마무리된다. 인터뷰이는 인터뷰와 컬러링 과정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시간을 가진다. 

스위스마을 입주전시 프로젝트에서도 박씨가 소통을 강조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한 벽면 전체를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소감을 적은 메모를 붙이도록 마련했다. 박씨는 앞으로도 ‘소통’과 ‘드로잉’을 접목해 자신의 꿈을 실현해나갈 예정이다. 

‘탐나는인재’에 지원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박씨는 ‘각오(?)’를 당부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힘든 길일 수 있다. 정말 배우고 싶고 자신의 꿈으로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의욕이 필요하다”며 “초반 기초 교육 과정은 힘들지만 이 시기를 견디면 정말 ‘인재’가 되리라 믿는다”고 응원했다. 

※이 기사는 제주더큰내일센터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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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2020-11-07 15: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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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2020-11-05 10:43:31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 특히 제주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를 키우는 일이다. 더큰내일센터가 탐나는 인재 프로젝트로 키운 인재들이 사방에서 힘찬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크게 기뻐하면서 더욱 발전하기를 빈다.

박국찬 2020-11-04 21:56:27
우리아들 정말 든든하구나,미래를 위해 오늘 하루를 알차게 항상 화이팅이다.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