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제공)
(사진=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제공)

"원희룡이 애초 공론조사위원회와 도민의 결정을 존중할 줄 정도는 아는 최소한의 민주적 소양을 갖춘 도지사였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원희룡의 비민주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독단적 행태가 제주도민에게 어마어마한 피해로 돌아갈 위기에 있다."

녹지국제병원 관련 소송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패소가 확정되면서 영리병원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20일 오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비판했다.

운동본부는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시도됐다가 무산된 싼얼병원의 연장선에 있다. 제주도는 2014년에도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와 경고를 무시하며 중국 싼얼병원을 1호 영리병원으로 무리하게 도입하려 했다. 그러다 싼얼병원 모회사 대표가 구속되며 무산돼 체면을 구긴 바 있다."면서 "그러나 새로 제주도지사가 된 원희룡은 피부, 성형 중심의 싼얼병원과 판박이인 녹지국제병원을 다시 추진했다."고 원 전 지사를 겨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국내 성형병원의 우회적 국내 영리병원 도입이라는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사업계획을 비롯한 일체의 정보를 비밀에 붙인 채 2015년 12월 기어코 이를 허가했다."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영리병원 정책 폐기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에서 태도를 바꾸고 영리병원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녹지국제병원을 조건부로 허가해줬다.

이에 대해 운동본부는 "자신이 결과를 수용하기로 한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완전히 뒤집은 비민주적, 독단적 행태였다", "도민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으로 영리병원을 반대했다."면서 원 전 지사가 비민주적 결정을 내렸다고 힐난했다.

운동본부는 "원희룡은 기회주의적으로 이리저리 눈치를 보다 원점으로 돌아가 제주도민이 아니라 영리병원 자본의 편에 섰던 것"이라며  "사실 영리병원이 '제주도가 스스로의 필요에 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계획도 없는 녹지그룹을 거의 강요하다시피 하여 추진'한 것이라는 사실이 나중에 드러난 걸 보면, 원희룡은 공론조사 결과를 애초에 받아들일 생각도 없으면서 도민들을 속인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의 이후 행보가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운동본부는 "원희룡은 녹지국제병원 소송이 한창인 때 기회주의적이게도 지사직을 사퇴하고 대선판에 뛰어들었다. 소송에 패배하면 제주도민의 혈세로 녹지그룹에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내뺀 것"이라며 "제주도민을 자신이 대선으로 가기 위한 지렛대 정도로 여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희룡이 애초 공론조사위원회와 도민의 결정을 존중할 줄 정도는 아는 최소한의 민주적 소양을 갖춘 도지사였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원희룡의 비민주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독단적 행태가 제주도민에게 어마어마한 피해로 돌아갈 위기에 있다."고 우려했다.

운동본부는 "대선에 도전했다가 탈락한 원희룡은 지금 국민의힘 윤석열 선본 정책본부장으로 번죽거리며 활동하고 있다."며 "이제까지 원희룡의 처신을 보면 그는 영리병원의 화신이다. 윤석열 후보가 원희룡과 함께 간다면 윤석열 후보 역시 영리병원과 의료민영화를 대표하는 후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동본부는 윤석열 후보에게 "영리병원을 허가해 공공의료체계를 무너뜨리려 하는 원희룡을 정책본부장에서 해임하라"로 촉구하며, 원 전 지사에게 "책임과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안다면 정계를 은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운동본부는 "우리는 녹지그룹이 제주도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원희룡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배상금 전액을 원희룡이 내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