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주민예총(이사장 김동현)은 4·3항쟁 74주년 29회 4·3예술축전 찾아가는 현장예술제 세 번째로 세화리예술제 ‘항쟁’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해녀항쟁 90주년을 맞아 그 의미와 가치를 되짚고 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1932년 해녀항쟁(해녀항일투쟁)은 구좌면, 성산면, 우도면 일대에서 일제의 식민지 수탈 정책과 민족적 차별에 항거하여 제주지역 해녀들이 일으킨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항일운동이다. 당시 하도·종달·세화·우도·시흥·오조리 지역 해녀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민요패소리왓, ㈔국악연희단 하나아트, ㈔마로, 구좌읍민속보존회 등은 90년 전을 재현하는 기억행진을 벌였다. 해녀박물관에서 시작해 세화리 주재소(일제강점기 순사가 머무르며 사무를 맡아보던 경찰의 최일선 기관) 터, 세화리 오일장 터, 연두망 동산을 흥겨운 풍물에 맞춰 시민들과 함께 걸었다.
1932년 1월 해녀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 위해 모였던 연두망 동산에서 이날 공연이 마무리됐다. 이 자리에서 김동현 이사장은 "해녀정신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바다이고, 땅이고, 하늘이고, 제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가 제주다움을 잃고 있다. 일본에 저항했던 해녀들이 살아있다면 제주땅을 어떻게 보겠는가"라며 "우리는 제주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해녀정신을 계승해 제주가치를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억행진에 앞서 제주해녀 항일운동의 주역 부덕량의 묘 순례로 제주문화진흥재단 박찬식이사장의 해설과 안내가 진행됐다. 이후 해녀박물관 야외무대에서 민요패소리왓, ㈔국악연희단 하나아트, ㈔마로, 구좌읍민속보존회의 '항쟁 - 해녀의 노래' 공연이 펼쳐졌다.